“명퇴자를 잡아라.”

울산지역 조선관련 협력업체와 동종업계, 보험사와 증권사들이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자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만50세 이상인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오는 9일까지 3주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겐 연령에 따라 기준 임금의 최대 60개월분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선관련 협력업체와 동종업계사이에서는 정년퇴직자들과 달리 젊고 우수한 인재들인 현대중공업 희망퇴직자들을 유치하기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자가 2000명가량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고 대부분이 조선관련 노하우가 많은 고급인력들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이사나 상무 자리를 줘서라도 모셔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동종업계들은 “대기업 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고임금을 주고서라도 데려와야 할 처지”라며, “꼭 필요한 자리에 이들을 배치할 계획에 있다”고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보험·증권업계는 희망퇴직자들이 받는 퇴직위로금과 퇴직금 등을 합쳐 최소한 한 사람당 4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목돈 예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S보험사는 현대중공업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퇴직자프로그램에 참여해 퇴직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돈을 관리할 수 있는 개인퇴직계좌, 즉시연금, 월 지급식 상품 등을 소개하면서 희망퇴직자에 대한 정보파악에 혈안이 되고 있다.

S보험사 관계자는 “퇴직연금팀에서 각종 단체나 모임, 학연, 지연 등을 풀가동해 희망퇴직자의 정보파악에 나서고 있다”면서 “희망퇴직자들이 결정되면 보험사나 증권사들이 목돈 예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D증권사도 희망퇴직자들과 맨투맨으로 접촉해 노후대책으로 관심이 많은 절세관련 상품이나 장기성 투자상품 등으로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중소기업에서 정년퇴직자들을 스카우트 하기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따라서 중소기업들은 이번 젊고 우수한 인재들인 희망퇴직자들에 거는 기대감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