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사진)이 22일 모교인 고려대에서 강연하기 위해 학교까지 갔다가 일정을 취소하고 발길을 돌렸다. 진보신당 소속 학생 등이 강연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이날 낮 12시 고려대 신법학관 5층강당에서 ‘젊은 법조인이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법학도 후배들에게 특별강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법학관 강당 앞에는 진보신당 고려대 청년학생위원회 소속 학생 등 10여명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진보신당 청년대선캠프에서 활동 중인 김정도 씨(22·동국대 불교학과)가 북한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글을 리트위트(RT)하는 등 혐의(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로 지난 11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이에 대해 한 총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트위터에서 북한 정권을 비꼰 글을 리트위트했을 뿐인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안당국의 압수수색과 조사를 받게 하는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한 총장은 후배들 앞에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강연 예정 시간인 낮 12시께 강당에 모인 학생들에게 강연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