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8색' 서울중앙지검 수습검사 화제

의사, 약사, 교사, 변리사에 미국회계사, 외국계은행 직원, 삼성계열사 출신까지.
'엄친딸·엄친아'급 스펙을 자랑하는 새내기 검사들이 검찰에 입성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올해 초 검사로 임용된 로스쿨 1기생 42명이 지난 2일부터 수도권 각 검찰청에 배치돼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이중 서울중앙지검 형사1∼8부에 배치된 8명의 면면을 보면 각 분야 전문가를 한 명씩 데려온 느낌이 든다.

조규웅(37) 검사는 삼성SDI 중앙연구소 특허전략팀과 전략기획팀에서 10년간 근무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일하며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높은 보수를 받았지만, 공적 분야에서 보람을 느껴보려고 로스쿨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검사는 "우선 검찰에 온 만큼 다양한 형사사건을 가리지 않고 배워보고 싶다"며 "그 뒤로는 사회 경력도 있는 만큼 기업관련 각종 범죄나 법률현상을 맡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 회계사(AICPA) 자격 보유, 골드만삭스 뉴욕사무소 국제조세팀 근무경력 등 금융권에서 활약했던 금명원(33·여) 검사도 돋보인다.

금 검사의 목표는 금융·조세분야 전문 검사다.

흰색 의사 가운을 검은색 법복으로 갈아입은 검사도 있다.

경북의 한 병원에서 내과과장으로 근무했던 장준혁(32) 검사다.

수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하얀거탑'의 극중 의사(김명민 분)와 동명이기도 한 장 검사는 법의학이 활용될 수 있는 강력·형사사건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밖에 전기공학을 전공한 변리사 출신의 이승우 검사, 지리학을 전공하고 중등교사자격증을 갖고 있는 김숙정 검사, 약사 출신의 유재근 검사, 외국계 은행에 근무했던 허세진 검사 등 모두 자신만의 특기 분야가 있다.

법학 전공의 '정통파'인 박선영 검사가 오히려 희귀한 경력으로 보일 정도다.

조규웅 검사는 "실무교육이 시작된 이후 서로 얼굴도 보기 힘들 정도로 바빠졌다"며 "로스쿨 1기로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로스쿨 1기 검사들은 올 연말까지 실무 교육을 마친 뒤 법무연수원으로 돌아가 나머지 교육을 마무리하고 내년 3월 일선에 배치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과 다르게 각 분야의 전문직 경력이 있는 우수 인재가 들어온 것 같다"며 "이들이 앞으로 검찰의 주력으로 성장할 때쯤이면 검찰 내부의 분위기도 많이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