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김형기 교수 토론회서 주장

법인화가 서울대의 자율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자율화를 통해 국립대학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대 교수회 김형기 의장은 12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대학의 기업화를 넘어 서울대 발전의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법인화가 되면 단기 수익성이 없는 기초학문이 위축되고 사회비판 기능이 억압받는 등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공공성을 크게 제약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서울대 법인화 법안에서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에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기획재정부 차관 등이 포함된 것을 두고 "대학의 자율성은 지배구조를 통해 담보돼야 하는데 법인화가 오히려 자율성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법인화의 대안으로 교직원의 공무원 지위와 대학 자치가 유지되는 자율형 국립대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현재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학사, 인사, 조직, 재정 등에서 국립대의 자기결정권이 확보된다면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가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자치기구 설치를 고등교육법에 명시하고 3권분립 원칙을 준용해 총장을 중심으로 한 대학본부에 행정권을, 자치기구에는 입법권을 주고 정부의 역할은 사법권에 국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울대 박배균 교수는 "정부의 국립대 법인화는 `교수 자리는 철밥통'이라는 국민의 인식에 크게 기대고 있다.

대안적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