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지역개발 연계
4대강 인근 나대지 215곳…3조 들여 여의도 15배 둔치 조성
강 주변 볼만한 곳 '36景' 지정…1700㎞ 자전거길로 전국 연결, 한강ㆍ금강 나루터도 복원
"강변에 들어서는 시설은 오염원", "개발비 회수 어렵다" 지적도
[4대강사업 중간 점검] (4) 낙동강 화명지구, 농약에 찌든 '불법 경작지'가 생태공원으로



"비니루(비닐)가 날아다니고 농약 냄새가 심하게 풍기던 곳이 이래 깨끗한 공원이 됐네예."

부산시 화명동 낙동강 둔치 '화명강변공원'에서 15일 만난 주부 이영숙씨(59 · 화명동 롯데아파트)는 "낙동강 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은데 여(여기)처럼만 되면 문제 없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화명강변공원은 낙동강변 5.4㎞를 따라 1.4㎢ 규모로 조성된 인공 공원이다. 3년 전만 해도 비닐하우스 2000여동으로 뒤덮였던 불법 경작지였다. 이곳에 뿌려지는 농약과 비료 등은 낙동강을 오염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부산시는 중앙정부에 요청해 2007년 7월 이곳을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시켰다. 이후 4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갈대밭 늪지 야구장(2곳) 테니스장(14곳) 농구장(10곳) 축구장(3곳) 등을 세워 지난 10일 4대강 사업지로는 첫 준공식을 가졌다. 화명강변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화명현대2차 주민 최철민씨(61)는 "가기도 힘들고 지저분한 땅이 깨끗한 공원으로 바뀌었다"며 "화명동 일대가 새롭게 조명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변생태공간 조성
[4대강사업 중간 점검] (4) 낙동강 화명지구, 농약에 찌든 '불법 경작지'가 생태공원으로

내년 하반기엔 한강을 비롯한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주변 버려진 땅들이 화명강변공원처럼 바뀐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4대강 수변생태공간 조성사업을 본격 실시해 내년 하반기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4대강 주변 215곳,129.4㎢가 대상이다. 여의도 면적(8.5㎢)의 15배에 이르는 규모다. 4대강별 수변생태공간 크기는 낙동강이 61.7㎢로 가장 넓다. 이어 금강 28.6㎢,한강 22㎢,영산강 14.3㎢ 등의 순이다.

4대강 수변생태공간 조성사업은 4대강 주변의 생태를 보전하면서 시민 휴식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3조1143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강 길이가 가장 긴 낙동강은 1조2591억원이 책정됐다. 이어 금강 7971억원,한강 5706억원,영산강4875억원 등이다.

정부가 국가 예산으로 사업비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데다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화명지구 사업비인 400억원도 국가가 73%인 295억원을 댔다.

◆자전거길로 전국 일주

4대강 주변에는 강 상류부터 하류까지 이어지는 자전거길도 만들어진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독일처럼 자전거로 전국 일주가 가능하도록 강변로 1728㎞,우회로 402㎞의 자전거길을 만들 계획"이라며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4대강변에 숙박시설을 세워 국민들이 강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4대강 인근에 36경(景)도 조성한다. '강 주변의 볼 만한 곳'이다. 낙동강 인근에 12곳,한강 영산강 금강엔 각 8곳이 선정됐다. 36경에 해당 지역 역사와 특색을 반영시켜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4대강에 있었던 나루터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검토 대상은 총 37곳으로 한강과 금강이 각각 7곳,영산강 11곳,낙동강 12곳 등이다.

지명에 진(津) 도(渡) 포(浦)가 붙은 곳이 해당된다. 국토부는 "강의 옛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 수상교통로가 됐던 나루터를 복원하기로 했다"며 "강에 돛배들이 떠다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성 낮다" 비판도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측은 둔치 개발에 대해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를 막는다는 4대강 사업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고도현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대한하천학회 사무국장)은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북한강 주변처럼 식당 모텔 등 수질 오염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36경 같은 관광단지 개발은 4대강 사업의 본질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고 연구원은 "1700㎞에 이르는 자전거길을 만들면 습지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포장을 위해 콘크리트도 많이 쓰게 돼 수질여건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4대강 전체보다 도심 주변 구간으로 한정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재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부본부장은 "4대강 사업으로 습지는 오히려 39곳이 더 늘어난다"며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면적은 전체 4대강 구간의 0.2%여서 수질 환경 훼손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사업성이 낮다는 점도 지적된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수요를 감안할 때 인구가 많지 않은 농촌 지역에 수변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감안하면 3조원이 넘는 개발비가 회수될지도 미지수"라며 "수변공간 개발을 주도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각종 정책사업으로 빚더미에 앉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영호 국토연구원장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수변공간이 늘어나면 일반 공원보다 단위 면적당 신체 운동을 하는 주민 비율이 17배 정도 늘어난다"며 "이에 따른 의료비 지출 감소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만으로 4대강 사업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재후/부산=김태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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