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천연가스(CNG) 버스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으며 정책적으로 적극 육성됐다. 현재 서울시와 부산시에만 8500여대가 운행 중이다.

1991~1997년 현대자동차,대우자동차가 CNG버스를 개발해 1998년 7월 인천,경기 안산에서 4대가 첫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도 2000년 6월 15대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4492대,2008년 922대,2009년 1345대를 경유(디젤)버스에서 CNG버스로 교체했다. 올 들어 554대를 추가 투입해 지난달 말 현재 서울시 전체 버스 7548대 중 95%(7234대)가 CNG버스다. 마을버스와 청소차량에도 각각 761대,422대 천연가스차를 운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2001년부터 CNG버스 도입을 시작,지난달 말 현재 전체 버스 2532대 중 54%(1361대)를 경유차에서 CNG차량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천연가스 버스가 세 번째로 많이 보급된 국가가 됐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전문지 GVR 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천연가스 버스는 40만2000여대.이 가운데 중국(15만대),우크라이나(12만대)에 이어 한국(2만6900대)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미얀마(1만8290대),콜롬비아(1만3800대),인도(1만2000대),태국(1만1315대),아르메니아(9831대),러시아(8000대),이란(5522대),방글라데시(3233대)가 뒤를 잇고 있다.

천연가스 용기 제조 기술이 월등히 앞선 미국(1만1000대)과 프랑스(2100대),이탈리아(2000대) 등 유럽 국가에 비해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이 도입에 매우 적극적인 것이 눈에 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기술 측면에선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 더 발달했지만 환경정책 측면에서 적극 보급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월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 국가에서 한국 사례를 많이 벤치마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당초 연말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CNG버스로 교체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천연가스 차량에 대한 시민의 불안이 극에 달하면서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서울시 버스정책팀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후속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이달 안에 CNG버스 7234대 전체에 대해 한국가스안전공사,버스조합 등과 함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버스는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CNG버스 폭발 사고는 8건이다. 주로 가스용기의 제조상 결함 때문에 충전 중이나 직후에 용기가 파열 · 폭발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경상자 3명을 낸 것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CNG버스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시에서 처음 발생한 데다,도심을 운행하던 중 탑승객이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어 '폭탄 버스'에 대한 시민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