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7쌍중 1쌍..재혼은 5쌍중 1쌍이 연상녀

지난해 연상녀-연하남 결혼커플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 달라진 결혼 풍속도를 실감케 했다.

26일 통계청의 혼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23만6천677건 중 여자가 연상인 혼인 건수는 3만3천794건으로 전체의 14.3%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통계청이 관련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90년 8.8%보다 5.5%포인트, 10년전인 1999년 10.1%보다 4.2%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동갑내기 혼인건수도 3만8천109건으로 전체의 16.1%로 나타났는데 이 비중 역시 최고치다.

반면 남자가 연상인 혼인 건수는 16만4천774건으로 전체의 69.6%를 차지, 70%선이 무너지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1990년 82.2%에 비해 12.6%포인트, 1999년 76.5%에 비해 7.9%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연상녀와의 결혼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는 재혼 부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재혼 3만천765건 중 남자가 연상인 경우는 2만9천202건으로 73.4%를 차지했다.

최저치였던 2008년과 같은 비중이다.

반면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18.5%(7천360건)로 역대 세번째로 높았다.

재혼 부부 5쌍 중 1쌍꼴로 여자의 나이가 더 많은 셈이다.

부부간 연령차는 성별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초혼 부부 중 남자가 연상인 경우 3~5살 차이가 6만5천536건(39.8%)으로 가장 많았지만 여성이 연상인 경우 1~2살 차이가 2만5천73건(74.2%)으로 제일 많았다.

재혼 부부 역시 남자가 연상일 때에는 3~5살 차이가 9천350건(32.1%)으로 빈도가 가장 많았지만 여성의 경우 1~2살 차이가 3천728건(50.7%)으로 절반을 넘었다.

여자가 연상인 경우 남자가 연상인 경우에 비해 부부간 나이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다.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증가는 저출산 현상이 심화되면서 결혼 적령기의 남자들이 연하 배우자를 찾는 일이 점점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핵가족화 진전에다 가부장적 문화가 희석되면서 연상녀와 결혼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약화된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해마다 출생인구가 줄어 연하 여성의 수 자체가 연상 남자보다 적어지는데다 현재 결혼 적령기인 사람들이 태어난 해는 성비 불균형 때문에 남아출생이 더 많았을 때"라며 "인구구조적 문제 때문에 당분간 연상녀-연하남 커플 비중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