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ㆍ영화관 등 북적…아예 외출 자제도
성당.교회선 `아기예수 탄생' 축하기도

크리스마스인 25일 서울시내는 겨울비가 간간이 내린 가운데 예상보다 강하게 몰아닥친 황사의 영향으로 시민들이 백화점 등 실내 공간을 찾아 성탄 분위기를 즐겼다.

가족, 연인 단위의 시민은 비와 누런 먼지 탓에 주로 도심의 백화점이나 영화관 등 실내 공간에서 크리스마스 휴일을 만끽했지만 일부 시민은 외출을 자제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밤 야경을 감상하는 인파로 크게 붐볐던 청계천에는 일부 연인만 담소를 나누며 거닐었고, 시청앞 서울광장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대신 백화점과 쇼핑몰이 밀집한 명동 일대는 친구들끼리 쇼핑을 하거나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이 일대 백화점과 상점들은 산타복장을 입은 직원을 내세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영화관이 있는 강남 코엑스와 음식점이 즐비한 종로구 삼청동, 대학로 일대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들뜬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후부터 비가 잦아들면서 최근 스케이트장을 개장한 광화문광장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해 흰색 링크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시민이 많아졌다.

두 자녀와 광화문광장을 찾은 이종선(38.여)씨는 "어제 광화문을 지나가면서 야경이 너무 예뻐서 아이들과 함께 찾고 싶었다.

스케이트도 타고 흘러나오는 캐럴도 듣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 늦게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황사가 불어닥치면서 거리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거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발걸음 재촉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광화문 광장을 찾은 남모(36.여)씨는 "집에서 나올 때는 황사가 온다는 얘기가 없었는데 전국적으로 황사가 문제라는 소식을 나와서 들었다.

마스크를 구해 어린 아들, 딸에게 쓰도록 했는데 황사가 더 심해진다고 하니 서둘러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모(32.회사원)씨는 "저녁에 아내와 외식을 하러 나가려고 했는데 황사가 더 심해진다고 해서 집에 있으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영화도 보려고 했는데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성당과 교회, 종교단체 등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종교행사를 시내 곳곳에서 열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해마다 개최한 '한국교회 성탄절 큰잔치'를 올해도 열어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오후 3시부터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하얀색 방한복을 입은 1천4명의 '천사'와 시민이 성탄 캐럴을 부르고 모금 운동을 하면서 종각과 세운상가를 거쳐 대학로까지 행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사제단은 오전 11시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빌딩 앞에서 성탄 미사를 봉헌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오후 3시 용산 현장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탄예배'를 올리며 용산참사 해결을 기도했다.

오후 들어 크리스마스 기분에 들뜬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자 도심 곳곳에서 심각한 차량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시경 교통센터 관계자는 "퇴계로, 을지로 등 대형 백화점이 있는 도로를 중심으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며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인파로 한동안 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정 기자 kong79@yna.co.kr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