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인사로비 의혹과 관련,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24일 "처음에는 제 스스로 자부하는 `진실의 힘'을 믿고 당당했지만 이제는 하나님이 주신 시련의 의미를 생각하며 당당해 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신자인 한 전 총리는 이날 성탄절을 맞아 자신의 블로그에 띄운 `성탄인사'에서 "이제껏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로 성탄절을 맞지만 하나님이 제게 주신 시련의 의미를 묵상과 기도로 새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도 시련의 십자가를 기꺼이 감당했는데,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인 제가 감히 시련을 피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의 시련을 통해 저를 더 강하게 키우려는 하나님의 뜻으로 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이라는 베드로시안의 시 `그런 길은 없다'를 블로그에 함께 소개했다.

한 전 총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과의 싸움에 이미 초탈해 있으며 앞으로 더 큰 싸움의 전방에 서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 나가 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전 총리가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서울시장 불출마에서 출마 쪽으로 선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민주당과 친노진영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