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키크기 열풍으로 키 성장 관련 사업이 성업 중이라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TH)이 22일 보도했다.

침을 맞거나 성장을 촉진시키는 약을 복용하고 특수 장비를 사용해 운동치료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성장 비타민, 스트레칭 도구, 키 높이 신발 등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의 어머니들은 키가 큰 것이 학교에서 뿐 아니라 취직을 하거나 결혼을 할 때 결정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체적 매력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준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갈수록 많은 부모가 자녀의 키를 크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 부모들은 "얼굴은 언제든지 성형수술로 고칠 수 있지만 키는 시기를 놓치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수백개의 '성장 클리닉'이 생겨나고 있다.

성장 클리닉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내 딸이 친구들보다 키가 작을까 걱정이다"라며 "내 딸이 키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두 자녀를 성장클리닉에 보내는데 한 달에 90만원 정도를 지출한다.

전국에 걸쳐 50여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함소아클리닉은 침, 아로마테라피, 녹용과 인삼, 기타 약재로 만든 강장제를 사용한다.

함소아클리닉의 신동길 박사는 "부모들은 자녀에게 10억원을 유산으로 물려주기 보다는 키를 10㎝ 더 크도록 하게 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어린이를 나무로 생각한다면 성장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절한 토양, 적절한 바람, 적절한 햇볕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린이들의 식욕을 돋구고 잘 자게 하며 몸 상태를 좋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국인들은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키가 작은 사람을 다부지다고 생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나폴레옹을 예로 들 수 있다.

북한의 경우 최고지도자 김정일도 키가 작다.

그러나 세종 성장클리닉의 박기원 대표는 "요즘 어린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나 나폴레옹을 언급하면 코웃음을 친다"고 말하고 "TV에 나오는 아이돌 스타들은 모두 키가 크다.

유행을 따르는 우리 사회에서 키가 작은 것은 따돌림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한 TV 토크쇼에서 한 여대생이 "키작은 남자들은 루저(loser)"라고 말해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비난 여론에 몰려 그 여대생은 결국 사과를 했다.

의원들은 출연자의 이러한 발언을 편집하지 않았다며 방송국을 비난했고 일부 시청자들은 그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방송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발언이 "인권을 침해"하고 "'외모지상주의' 현상을 부추겼다"며 해당 프로듀서들의 징계를 명령했다.

성장클리닉에서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척추를 쭉 펴도록 특수 조끼를 입은 채 트레드밀을 걷게 하거나 요가 동작을 익히게 하거나 심한 경우 성장 촉진 호르몬 주사를 맞기도 한다.

한 학부형은 월 100만원을 내고 8개월간 1주일에 6일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혔으나 부작용이 우려돼 중단했다고 밝혔다.

성장클리닉을 다니는 어린이들의 대부분은 평균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식생활 변화로 한국인들의 평균신장은 늘어났다.

이 신문은 북한의 경우가 문제라고 우려했다.

식량부족으로 북한 어린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최근 탈북한 16세 소년의 경우 키가 152㎝로 한국 청소년들의 평균신장보다 10㎝가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