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체는 '손 없는 날' 표시..강원경찰청 지도.달력 부착 '볼펜달력' 인기

"'손 없는 날'을 아시나요."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 달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특성을 반영한 '아이디어 달력'들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 춘천시 온의동에서 J가구 대리점을 운영하는 임모(58) 씨는 '손 없는 날'이 표기된 J가구의 새해 탁상달력을 이웃이나 협력업체 등 지인에게 건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민속신앙에서 '손'이란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해코지하는 귀신을 일컫는데, 동서남북 사방(四方)에서 악귀와 악신이 움직이지 않는 '손 없는 날'을 각종 택일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즉 귀신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매월 음력 9일과 10일, 19일과 20일, 29일과 30일은 손 없는 날로서 이사를 하거나 개업 등 주요 행사에 '길일'이라는 것.
J가구는 이같은 민속신앙에 착안한 반짝 아이디어로 '손 없는 날'이 표기된 탁상달력을 제작한 것.
이는 '손 없는 날은 이사하는 날'이라는 인식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이사와 불가분의 관계인 가구 판촉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략이 내포된 셈이다.

임 씨는 "혼수 등으로 가구를 구입하는 상당수 고객이 손 없는 날 구입하거나 배송을 원한다"며 "음력 날짜를 계산하거나 하는 등의 불편을 덜고 고객에게 생활정보를 한눈에 쉽게 알려주자는 차원에서 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경찰청도 '기초질서가 국가경쟁력'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강원도 교통지도를 삽입한 2010년 '볼펜 달력'을 제작.배포해 호응을 얻고 있다.

강원경찰이 개당 300원씩 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볼펜용 달력에는 도내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등의 교통 정보와 달력이 앞뒷면에 인쇄돼 두루마리처럼 부착되어 있어 휴대가 간편하면서도 볼펜.지도.달력 등 다목적 용도로 사용돼 인기 만점이다.

또 설악산 국립공원은 볼펜용 달력에 등반 지도를 삽입해 등산객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된다.

한 판촉물업체 대표 김덕형(40) 씨는 "그동안 획일적이고 단조롭던 달력이 각 업계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십분 활용해 만든 달력만으로도 충분한 홍보와 판촉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