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왠지 불안해" vs 서울시 "전혀 문제 없다"
경찰 도로 탄력적 통제…시 직원 500여명 질서유지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한 스노보드 대회인 `2009 스노우 잼'이 12일 본격적인 경기 일정에 들어가자 대회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에는 대회 개막식과 `프리스타일쇼' 등 이벤트성 행사만 열렸지만, 이날부터는 토너먼트 경기인 `슈퍼매치'와 세계스키연맹(FIS)의 '스노보드 빅에어(Big Air) 월드컵' 예ㆍ결선 경기 등 공식 대회 일정이 시작된다.

상당수 시민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스노보드 선수들이 겨울 하늘을 날며 곡예를 부리는 장관을 볼 수 있고 100여 개국에 이 장면이 방송돼 서울을 알릴 수 있게 돼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아파트 13층 높이(34m)의 점프대에서 아슬아슬하게 뛰어내리며 묘기를 부리다 인명사고를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선수들이 몸 풀기 수준을 넘어 경쟁이 과열되다 보면 뜻하지 않은 변수 탓에 끔찍한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전야제를 지켜본 김은혜(28.여)씨는 "점프대 바깥은 콘크리트 바닥이어서 선수들이 미끄러지거나 해서 점프대를 벗어나면 큰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했다"고 말했다.

점프대 외양이 철골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여서 행여나 점프대가 무너지지는 않을까 불안하다는 걱정도 있다.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하는 김영석씨는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다 봤는데 점프대가 철골을 엮어 만든 형태를 하고 있어서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전문 업체가 설계하고 안전진단을 통과했기에 점프장 구조로 말미암은 사고 위험은 전혀 없다는 견해를 보인다.

시 관계자는 "점프대는 국제스키연맹에 10년 이상 점프대를 납품해 온 일본의 유명 전문회사가 직접 설계했고 외부 전문 업체의 구조안전진단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점프대 이탈 위험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점프대에서 추락하는 경우를 대비해 전 구간에 국제규격(2.5m)보다 높은 3.8m의 안전펜스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점프대와 별도로 시민 안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광화문광장은 구조상 거대한 교통섬이기에 본격적인 대회가 열리는 이날 오후 6시 이후 인파가 몰려들면 행인과 차량이 얽히면서 사고가 날 수 있고 차량 운전자가 경기에 한눈을 팔다 사고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에는 광화문광장에 6만5천명의 인파가 몰렸고 이날은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교통 및 경비를 책임진 서울 종로경찰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찰은 전·의경 9개 중대 600여명을 인근 인도에 배치해 관람객을 통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방송 차량 주차를 위해 정부종합청사에서 세종문화회관 사이 2차로를 통제했고, 인파가 더 몰리면 양방향으로 2∼3개 차도를 더 막아 관람객들이 사고 없이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직원 500여명도 건널목 등 사고 취약지역을 관리하고 관람객들의 질서를 유지할 예정이다.

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차 2대를 현장에 비상대기시켜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김태균 기자 banana@yna.co.kr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