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등 모든 영역, 모든 선택과목에서 만점(표준점수 최고점 기준)을 받은 학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일 언어, 수리 가 또는 나형, 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이 전국적으로 68명이라고 확인했지만 전 영역 및 과목에서 정답을 모두 맞힌 수험생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평가원은 "만점자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런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교과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교육당국이 원점수 만점자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성적 자체가 표준점수로 바뀌어 제공되는 데다 선택형 수능시험 체제에서 여러 형태의 선택 조합이 가능한 만큼 `만점' 자체가 상대적이어서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
예컨대 한 수험생이 언어와 수리, 그리고 탐구의 2개 선택과목에 응시해 정답률 100%를 기록했다면 이를 전 과목 만점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고 탐구영역은 8~17개 과목 가운데 최대 4개,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8개 과목 중 1개를 고르게 돼 있어 `전 과목 만점'이라는 영예가 퇴색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과 각 입시전문 학원은 이와 별도로 만점자 유무를 자체 조사했으나 올해 만점자가 한 명도 없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외고, 과학고 등 시내 308개 전체 학교에 이메일을 돌려 만점자를 `수배'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교에서 만점자가 나오면 학교 자랑을 하고 싶어서라도 밝히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올해에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역대 수능을 살펴봐도 아무리 문제가 쉬운 `물 수능'이었다고 해도 모든 과목 만점자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작년에는 당시 서울 환일고 재학생이 만점을 받았었다.

대성학원, 종로학원, 메가스터디 등 국내 주요 입시전문 학원들이 자체 파악한 바로도 전 과목 만점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 언어, 수리, 외국어 만점자 상당수가 재수생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이 주로 학원에서 공부해온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과목에서 정답을 맞힌 수험생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입시업체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