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중단, 재고 바닥..원자재 수송 차질도

철도노조 파업이 사상 최장인 7일째를 맞은 2일에도 열차운행이 크게 줄어 원자재 수송에 큰 차질이 이어지는 등 철도 화물운송 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강원도 내 4개 철도 노선에서 총 104회 운행하던 화물열차는 이날 11회 운행에 그쳐 10.58%의 운송률을 보이고 있으며 1일 평균 5만3천여t에 달하던 화차 수송물량도 5천600여t으로 급감했다.

시멘트업계는 철도 대신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등을 이용한 대체수송에 나섰지만 화물연대의 대체운송 거부방침에 따라 이마저 어려워져 '곧 화물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루평균 9만여t의 시멘트 생산량을 전국 각지의 출하기지로 수송해온 강원도 내 시멘트 업체 5곳은 사실상 공장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시멘트업체 관계자들은 "재고는 점점 쌓이는데 열차를 대체할 수 있는 육상교통 수단도 마땅치 않아 걱정이 태산같다"며 "일주일 내 열차운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생산라인을 단축운영하는 등 특별조치가 필요하다"고 걱정했다.

시멘트 생산 중단은 레미콘공장 가동률 저하와 건설.토목공사 지연에 따른 공기 차질 등으로 이어져 건설 현장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물류기지인 경기도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가 원자재 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근 시멘트 공장의 재고가 바닥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일주일째 철도파업으로 원료 수송이 끊기면서 의왕기지 인근 시멘트 공장 7곳은 공장마다 재고가 이날 바닥나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4곳은 전날 재고가 바닥났고 재고가 일부 남아 있는 동양시멘트 등 3개 공장도 이날 중으로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시멘트 의왕사업소는 평소 저장소에 1만여t의 재고를 유지했으나 파업 장기화로 대부분 출하되고 1천500t만 남은 상태여서 이 물량마저 이날 출하되면 재고는 바닥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평균 1천500t의 시멘트를 수도권 지역으로 출하하던 동양시멘트 의왕사업소는 재고가 바닥나 당장 3일부터는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부산항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중 철도로 운송되는 화물은 7∼8% 수준이어서 부산항 전체 물류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는 물류업체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철도파업 때문에 초비상 상태다.

운송업체들은 부산∼의왕 화물열차를 뺀 지선 운행이 안돼 수입원자재 수송에 애를 먹고 있다.

또 화물트럭이나 컨테이너 트레일러 같은 대체 운송수단을 구하기도 어렵고 구한다 해도 '웃돈'을 얹어줘야 해 비용부담이 크게 늘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며 충청도와 전라도에 있는 공장들에 수입 원자재를 보내야 하는데 화물열차편이 없어 화물이 묶여 있다"며 "조만간 화주들이 운송계약을 해지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제철, 광양항 등에서 나오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철강, 유류 등 산업용 화물은 일부 운송되고 있지만 물량이 평소의 3분의1 수준에 머물러 영업타격이 큰 상황이다.

한편 이날 KTX를 제외한 여객 열차 운행률도 보통 때의 62%에 그쳐 승객 불편도 계속됐다.

(춘천.의왕.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