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시설 밀집지역 지하도로에 우선 적용

도로와 하수도, 방수로의 기능을 통합한 다기능터널이 서울시내 지하도로에 등장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미래형 하수도인 다기능터널의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내년 2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하수 겸용 대심도터널(다기능터널)의 경제적ㆍ기술적 타당성을 분석한 뒤 도입 가능 지역을 구체화함으로써 '서울시 하수도 중ㆍ대심도 지하공간 활용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다기능터널은 주로 자동차 통행 용도로 활용됐던 기존 터널에 홍수 때 물을 통과시키는 방수로와 오·폐수를 흘려보내는 하수도 기능을 겸하게 함으로써 개별 시설을 별도로 건설했을 때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육상도로망이 사실상 포화상태라는 판단에 따라 11조2천억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지하 40~60m 지점에 구축할 예정인 총 6개 노선(총연장 149㎞)의 지하도로망의 주요 구간에 다기능터널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가 기본계획을 세워둔 중랑천 홍수 장기 예방대책을 시가 추진 중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과 연계해 지하도로와 방수로 기능을 겸한 다기능터널을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기능터널은 지상 시설이 밀집한 시가지 또는 지하공간이 부족해 하수관을 더는 확대할 수 없고 수질개선이 시급한 지역에 먼저 도입될 전망이다.

시는 지역별로 지형과 하수관의 유수 방향, 도로, 철도, 하천 등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다기능터널의 도입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다기능터널의 지역별 사업 목표연도를 정하고 5년 단위의 단계별 시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상 시설로는 한계가 있어 다기능터널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

대규모 지하도로와 연계되면 막대한 지하시설 건설 경비를 줄이고 하수 및 방수 기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