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노출 변질 우려..울산시 "교사에게 맞히면 안 되나요"

질병관리본부가 신종인플루엔자 학생 예방접종 때 학교별로 남는 백신을 폐기처분키로 하자 교사 접종 등을 통해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울산시와 이 지역 보건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11일부터 시작될 학생 예방접종 때 학교별로 남는 백신은 즉시 폐기처분토록 했다.

학교 단위로 백신 예방접종 대상자 수는 정해져 있으나 당일 예진에서 감기나 고열 등으로 몸 상태가 나빠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렇게 남는 백신은 상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변성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의 안전을 고려할 때 반드시 즉각 폐기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은 섭씨 4도 이하의 온도에서 냉장보관하면 유효기간이 1년이지만 부작용의 최소화를 위해 잠시라도 실온에 노출된 백신은 버려야 한다.

이에 울산시 등은 백신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백신을 한 도스라도 버리지 말고 해당 학교의 교사를 비롯한 교직원에게 접종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최대한의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남는 백신을 즉시 폐기토록 했다"며 "그러나 남는 백신을 해당 학교의 교사 등 교직원에게 맞힐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남는 백신을 버리라는 지침에 따라 울산지역 일선 보건소도 폐기처분할 백신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선 보건소는 11일부터 학생 예방접종이 시작되면 1차로 학교별 접종 대상자의 80% 정도의 백신만 준비해 간 뒤 이를 다 소모하면 2차로 나머지 분량을 다시 가져가 접종하기로 했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신종플루로 보건소 인력이 매우 모자라는 상황에서 폐기처분할 백신을 최소화하려면 백신만 관리하는 별도의 행정요원까지 출장을 가야 한다"며 "학생과 접촉이 잦은 양호 및 보건담당교사, 영양교사, 노약자 등으로 미리 순번을 정해 남는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