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단체, 석방촉구 공대위 구성

네팔 출신으로 인터넷 방송인 '이주노동자의 방송'에서 일하던 미노드 목탄(38. 한국명 미누) 씨가 지난 8일 출입국단속반원에 붙잡히자 이주 노동자 관련 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누 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동 2가 이주노동자방송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승용차를 대기시켜놓고 잠복하고 있던 출입국 사무소 단속반에게 잡혀 곧 바로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옮겨졌다고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하 이주노조) 측이 전했다.

이주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그가 이주노동자의 한국 생활을 돕고자 문화운동을 해왔고, '이주노동자 영화제' 개최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 미누 씨를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노조는 이어 올해로 한국 생활이 18년째인 미누 씨가 1999년 노래 활동을 시작해 문화부 장관 감사패를 받았고, 2003년에는 밴드인 '스탑 크랙 다운'(Stop Crack Down)을 결성, 보컬로 활동하며 이주 노동자 문화 운동에 공로가 크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이주노동자의 방송이 주최한 '이주노동자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한국사회가 이주노동자를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며 "상을 주면 줘야지 단속이라는 칼날을 받아야 할 이가 아니다"고 이주노조는 강조했다.

이주노조 관계자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미누 씨를 표적 삼아 단속하는 것은 정부가 단속 의지를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누의 상징성이 큰 만큼 석방 촉구 캠페인을 강하게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 노동자 관련 단체들은 가칭 `미누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일부 네티즌은 인터넷에 '프리 미누'(http://cafe.daum.net/free-minu)라는 이름의 카페를 개설해 석방 탄원 서명을 받고 있으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있는 그를 면회할 때 서로 시간을 맞출 수 있도록 '면회 일정' 메뉴를 개설했다.

미누 씨와 같은 건물을 썼던 고전평론가 고미숙 씨는 "미누를 붙잡아간 것은 미누가 한국에 있었던 18년이란 세월과 그의 삶의 양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간 그의 체류를 묵인했던 법과 제도가 왜 이렇게 폭력적이자 냉혈적인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알 수 없으며, 이번 일로 미누를 아는 한국인들은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일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미누 씨의 대통령상 수상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