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 보호구역 5곳서 시범운영

앞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과속하면 자신을 바라보는 찡그린 얼굴을 감내해야 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규정속도 준수 여부에 따라 표시 문구가 변하는 `대화형 표시판'을 시내 어린이 보호구역 5곳에 설치해 시범운영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대화형 표시판은 차량이 규정속도를 지키면 답례로 감사의 메시지 등을 보내는 일종의 과속 방지 표시판으로, 지난 4월 시민 정책제안 프로그램인 `천만상상 오아시스'에서 처음 소개됐다.

시는 1억1천만원을 들여 노원구 2곳, 양천구 3곳의 어린이 보호구역에 표시판을 설치, 내년 2월부터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규정속도(30㎞)를 위반하면 대화형 표시판에는 우선 찡그린 표정과 함께 `천천히'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를 본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거나 처음부터 규정속도를 준수하면 표시판은 웃는 얼굴과 `고마워요'라는 문구를 내보낸다.

대화형 표시판을 먼저 도입한 독일의 경우 이러한 방식이 기존의 숫자표시 속도표시판보다 주행 속도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는 설명했다.

운전자에게 마치 칭찬받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해 자연스럽게 감속을 유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운전자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언어로 된 표시판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최고속도 제한 표시에 관한 관련법 규정 내에서 제안자의 취지 최대한 반영해 표지판을 디자인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대화형 표시판은 운전자의 주의력을 높이고 보행자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면서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쪽으로 교통문화를 바꾸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