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회사가 경영난에 처하자 상급노조에서 탈퇴하고 자진 해산하는 노조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반도체 재료업체 한국테크노화인의 노조는 이달 초 상급노조인 한국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10일 자진 해산했다. 2007년 5월 노조 결성 2년3개월여 만이다.

일본계 기업인 이 회사는 설립 초기 일본 경영진의 노무관리에 따른 문화적 갈등 등으로 노조가 결성됐다. 그러나 노조가 조합원 복지 향상보다 명분에 집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조합원 이탈이 이어졌고 경영악화로 최근 2년여간 매출이 급감하자 노조 측은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전 노조위원장인 김진연 주임은 "최근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회사 상황이 안 좋아졌다"며 "회사가 있고 나서 노조가 있는 만큼 전 직원이 회사 업무에만 집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테크노화인은 노조를 해산하는 대신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갖기로 했다.

울산시 울주군의 컨테이너 액체화물 보관업체인 태영호라이즌 코리아터미널도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노조를 해산했다. 태영호라이즌 코리아터미널은 지난 5월 전체 회사 종업원 30여명 가운데 9명이 노조를 설립하고 민주노총 화섬연맹에 가입했다.

설립 2개월 만인 7월에는 화섬연맹 방침에 따라 파업에 들어갔다가 사측과 교섭을 벌인 끝에 기존 근무형태인 3조3교대를 4조3교대로 바꾸고 기존 임금을 보존하는 등의 합의점을 찾았다.

고경봉/울산=하인식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