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아나운서 현장서 "제주 분위기는?"

제주도가 '바람의 아들' 양용은 선수의 미국 메이저골프대회 우승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반사이익을 얻었다.

PGA 챔피언십을 전 세계에 중계한 미국 CBS의 아나운서는 17일 아침(한국 시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해 트로피를 받은 양용은 선수를 현장에서 인터뷰하며 갑자기 '제주'에 관해 물었다.

"한국과 고향인 제주도의 분위기가 어떨 것 같으냐"고 했던 것.
수 억명의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아나운서가 'jeju island'에 대해 말함으로써 대한민국 남녘의 섬 제주도를 세계인의 관심지로 부각시켜 제주도는 거액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절묘한 홍보효과를, 그것도 공짜로 얻은 셈이 됐다.

제주도 황용남 공보관은 "양 선수가 우승 소감으로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해 중계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는데 아나운서가 '제주 아일랜드'를 거명하며 질문하자 숨이 탁 멎는 것 같았다"고 당시 짜릿했던 순간을 전했다.

제주도골프협회 관계자도 "메이저대회인데다 타이거 우즈를 눌러 더욱 관심이 쏠린 현장 중계에서 양용은 선수의 고향이 제주도임을 거명한 것은 '제주가 골프의 낙원'이라는 점을 세계인들에게 강하게 어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제주도 강성보 골프장담당 사무관은 "제주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와 함께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각종 국제대회를 적극 유치하면서 외국에서도 제주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한편 도내 골프장들은 이날 양 선수의 아시아인 최초 메이저대회 우승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고, 제주도청도 본관 전광판에 제주인의 쾌거를 알리는 축하의 글을 띄워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도와 서귀포시, 골프협회 등은 양 선수가 귀국해 고향을 방문하는 때에 맞춰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기로 하고 세부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제주도에는 1966년 제주시 아라동에 제주컨트리클럽이 골프장 1호로 개장한 이후 지금까지 26개의 골프장이 운영돼 국내외 골프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