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서울 충정로 한국경제신문 빌딩 3층 강의실.대학생 20여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소비와 생산 등 경제 이론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 학생들의 손에는 미국의 경제학자 머레이 라스바드가 쓴 '인간 경제 국가'가 쥐어져 있다. 이들은 대학생 경제 연합 동아리인 한국대학생 경제포럼(KUSEF) 소속으로 일주일에 두 번 이곳에 모여 경제스터디를 하고 있다. 화요일은 경제이론과 원리에 대해,목요일은 시사 이슈를 공부한다. 시사 영역에서 복잡한 이슈가 나올 때는 한경 기자 등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이들의 목표는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인 테샛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이다.

대학가에 테샛 공부 바람이 거세다. 테샛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20~40명씩 모여 경제 이론을 공부하고 경제신문을 보며 시사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경제학 원론 강의실에는 학생들이 꽉 차고 있으며 학원에 가서 경제학을 따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인터넷에는 테샛에 대한 수험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가 등장해 수만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전국에 걸쳐 600명이 활약하고 있는 경제연합동아리인 YLC 소속의 대학생 35명도 테샛 준비반을 만들어 9월부터 활동에 들어간다. YLC 강현우 교육사업팀장(중앙대 경제학과 3년)은 소속 회원 대학생 중 테샛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아 그룹스터디를 하기로 했다며 한경에 시사이슈 강의를 지원 요청했다. 강 팀장은 "이미 대학가에서 학생 대부분이 테샛을 다 알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관심과 경제학 공부의 동기 부여를 위해 테샛을 치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경제학전공 학생들이 모여 만든 경제동아리 PREB도 4회 테샛 고득점을 위해 경제학 공부에 진력하고 있다. 이들은 1주일에 세 번 모여 경제 관련 서적을 읽고 토론하며 신문기사 위주로 스터디를 하고 있다. 동아리 팀장인 허주현군(연세대 경제학 4년)은 "테샛은 난이도가 골고루 분포돼 있으며 질적인 수준이 높아 경제이해력을 측정하는 데 안성맞춤인 것 같다"며 "대학생 동아리대회에도 참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처럼 테샛 스터디 바람이 불면서 대학생 경제동아리 대항전에 참여하는 동아리들이 증가하고 있다. 4회 시험 신청 마감(17일)을 6일 앞둔 11일 현재 원서를 낸 곳은 한국외대 하늘경제,연세대 YSA,경상대 ACE,SBS,숭실대 MRI,동아대 A · B팀 등 모두 10여개 동아리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동아대는 응시자가 많아 130여명을 두 팀으로 나눠 학교에서 단체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지난 5월 3회 시험부터 도입된 테샛 대학 동아리 대항전은 회원이 5명 이상인 대학동아리면 다 참가할 수 있다. 상위 5명의 성적을 기준으로 평가해 성적 최우수팀에는 상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4회 테샛 시험은 오는 17일까지 접수 받는다. 한편 포항제철고 관악고 전주동암고 등 고교들도 제4회 시험에 단체로 응시,주목을 끌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