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내정으로 후배나 동기를 위해 물러난 전직 고검장급 인사들은 15일 한 목소리로 천 내정자의 낙마로 빚어진 사상 초유의 검찰 수뇌부 공백 사태를 우려하며 조직이 안정을 빨리 찾기를 바랐다.

임채진 전 총장 퇴임 후 총장직무를 대행했던 문성우 전 대검차장(53.21회)은 "조직이 빨리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 후보자가 예상치 못한 사생활 문제에 발목이 잡혀 낙마한 것을 두고 "인사가 조속히 이뤄지면 좋겠지만 다음 청문회가 잘못되면 검찰 조직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어 이번에는 검증이 확실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효남 전 부산고검장(54.21회)은 "기억에 총장부터 고검장까지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는 공백은 없었는데 평생 몸담았던 조직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며 "인사권자가 조직 내 평판을 고려해 후임자를 잘 선정하고, 후속 인사도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자 사태를 계기로 검찰 내에서 도덕성을 한층 강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고검장은 "청문회 이후 벌어진 일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다"며 "원래는 새 총장이 수사 방식 등 제도적인 문제를 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제 검사들의 처신과 도덕성까지 챙겨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이 오래 전부터 시스템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우려하고 걱정할 상황까지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56.20회)은 "검찰 조직을 위해서라도 지금 내가 할 말은 없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법조계에서는 동요하는 조직을 단시간에 추스르기 위해서는 검찰 내부의 신망이 두텁고 청문회에서 결격 사유가 없도록 검증된 인물이 총장에 내정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천 후보자 내정 이후 용퇴한 8명의 고검장급 인물 중에서 새 후보자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