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11일 "인재 선발 과정에서부터 정부의 규제가 있는 한 외국 대학과의 경쟁에서 국내 대학은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4년간의 임기를 마치는 손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화 시대에 한국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대학 자율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인 입장에서 본 대학 평가에 대해 손 총장은 "앨빈 토플러는 '고속도로 상에서 기업이 100마일의 속도로 변한다면 대학은 10마일의 속도로 변한다'고 썼다"고 전제한 뒤 "특히 국내 대학은 정부의 각종 규제로 2~3마일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기업은 물을 주면 물이 흘러가는 게 보이는데 대학은 물을 줘도 어디로 흘러가는지,어디에 스며드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대학의 비효율성도 지적했다.

손 총장은 임기 중 학생에게는 영어 인증과 강의평가 도입,교수에게는 안식년을 연구년으로 바꾸고 논문을 세 편 이상 써야 연구년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등 강력한 대학 개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민자유치 방식의 국제학사 신축 등 서강대의 교육 인프라를 크게 개선했다.

2005년 취임한 손 총장은 서강대 사상 '비(非) 신부' 출신 첫 총장이자 삼성그룹과 전경련 출신의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으로 화제가 됐고 지난해 4월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아 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