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청년봉사단' 500명을 선발해 세계 각지로 보냈다. 이들은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인도,터키,태국,헝가리,이집트,체코,슬로바키아 등에 자원 봉사를 나갔다. 언뜻 자동차와 관계 없어 보이는 일에 현대 · 기아차는 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걸까. '1석3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풀(pool)을 얻고,대학생들의 열정을 통해 현대 ·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잠재 고객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다.

◆글로벌 인재 확보와 마케팅을 동시에

현대 · 기아차가 운영하고 있는 대학생 자원 봉사단은 글로벌 청년봉사단 외에도 현대차의 '허브(hyundai university volunteer) 봉사단',기아차의 '워크캠프' 등이 있다. 허브 봉사단은 대학생들이 직접 창의적인 봉사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으로 2007년 12월 만들어졌다.

워크캠프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세계 각국에서 환경 보호와 문화 교류를 펼치는 봉사단이다. 기아차가 전 세계를 무대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작년 여름 행사에선 참가 캠프별로 2~4주 동안 독일,프랑스,터키,일본,라오스를 다녀왔다. 참가 학생들은 워크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현지 국가에서 기아차의 친환경 브랜드인 '에코 다이나믹스'와 기아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인턴 프로그램 역시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차가 올해 시작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2개월가량 해외 법인에 파견돼 인턴 사원으로 근무하는 제도. 근무 성적이 우수하면 현대 · 기아차 대졸사원 공채 시 우대를 받게 된다. 일정 기간 근무 후 적정 평가를 거쳐 현지 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아라

각종 공모전은 기업들이 젊은 아이디어를 끌어모으는 창구다. 지난 3월 현대차 고양연수원에서 열린 '대학생 글로벌 마케팅 공모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이 행사엔 3000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벌였다. 작년 12월부터 진행된 이 공모전에 마케팅 아이디어 제안서를 제출한 팀만 700여 개로 이 중에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예컨대 올해 대상을 차지한 충북대 블랙 다이아몬드팀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i20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내놔 호평을 받았고,최우수상을 받은 연세대 MSC1팀은 '북경현대 할인점 판매망 개설을 통한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현대 · 기아차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자동차 실물제작 공모전인 '미래자동차 기술공모전'을 운영 중이다. 작년에 9회 대회를 치렀는데 역대 최대 규모인 전국 57개 대학과 대학원에서 261개 팀,533명이 참가해 자동차 미래 기술과 아이디어를 겨뤘다.

지난해까지 8번의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수상작품 100여 건 중 46건이 특허출원 됐으며, 이 가운데 25건이 특허등록 되는 등 신기술 개발과 인재 발굴을 위한 산학 협력의 성공 사례로 자리잡았다.

기아차는 인터넷 세대를 잡기 위해 '펀키아'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UCC 편집 솔루션'을 통해 간단히 UCC를 올리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만의 언어로 아이디어를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펀키아 운영진과 네티즌들이 직접 참여해 제작하는 '상상 웹드라마'도 볼 수 있다.

◆연구 지원 활동도 활발

현대 · 기아차그룹은 미래의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에 대한 지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연말까지 44억원 상당의 자동차 시험 장비를 서울대 등 8개 학교에 순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기증하는 장비는 화성시에 있는 현대 · 기아차 기술연구소(경기도 화성시 소재)에서 자동차 연구 및 시험에 사용하던 것으로 차량을 롤러(roller)위에 올려놓고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것과 같은 조건으로 엔진 성능을 측정하는 다이나모 메터(Dynamometer) 시스템,배기가스 분석기,탄소 · 유황분석기 등 10개 품목 23대의 정밀 시험 장비다. 기아차는 이와 별도로 대림대,서울자동차고등학교 등 26개의 산학협력 체결학교에 자동차 교육기자재를 기부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