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태 전주지검장 피내사자 신분 조사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5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민유태 전주지검장과 대검 C 과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민 검사장과 C 과장은 작년 6월 말 `마약퇴치 국제협력연락사무소'를 개소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박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호텔로 찾아온 태광비나(태광실업 자회사) 간부로부터 각각 1만 달러와 5천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민 검사장은 대검 마약ㆍ조직범죄부장 겸 형사부장을 맡고 있었다.

민 검사장은 1990년 박 전 회장이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됐을 때 담당 검사로 인연을 맺은 뒤 이후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연락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중수부장과 차를 한 잔 마신 뒤 중수 2과장으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C 과장은 오후에 조사를 받았다.

`돈을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베트남에서 태광비나 간부와 만났는지, 실제 돈을 건네 받았는지, 출장 일정 변경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었다.

아울러 민 검사장이 순천지청장 재직 시절인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박 전 회장이 소유한 정산C.C에서 서갑원 의원 등과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서 의원을 소환조사했을 때 "골프를 친 것은 맞지만 금품은 받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일단 이들로부터 진술조서를 받았으며 구체적으로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신문조서를 받을 방침이다.

민 검사장은 그동안 언론 등에서 의혹이 제기되자 "돈을 받은 적이 없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고, C 과장도 "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검찰은 이날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판ㆍ검사, 경찰 고위 간부, 언론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다음주부터는 김태호 경남지사와 현역 H의원 등 지방자치단체장 및 정치인을 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금명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작성한 미국 뉴저지주 소재 160만 달러짜리 주택 계약서 사본과 부동산업자의 통장사본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검찰은 2007년 9월 송금된 40만 달러가 실제 계약금인지, 아니면 그전에 120만 달러가 이미 지급돼 잔금 성격인지, 계약을 아직 해지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의혹사항이 정리되는 대로 이르면 주말께 권양숙 여사를 재소환해 100만 달러와 40만 달러의 사용처, 명품시계를 버렸다는 장소 등을 조사한 뒤 다음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이한승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