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총 임금 수준이 구매력 환산 기준으로 미국 일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원 복지 등 간접 비용까지 포함해 기업이 부담하는 1인당 총 노동 비용 역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4일 30개 회원국의 조세 부담률과 임금 수준을 분석하는 보고서(Taxing Wages)를 통해 한국 근로자의 1인당 세전 총 임금이 구매력 환산 기준으로 지난해 4만561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매력 환산 기준이란 각국의 물가 수준을 바탕으로 한 통화의 실제 구매력을 감안해 임금 수준을 비교한 것이다. 또 세전 총임금은 소득세와 4대 보험 등을 내기 전 임금 수준이다.

한국의 총 임금 수준은 선진국인 일본(4만3211달러)과 미국(4만857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OECD 30개 회원 국가 중 8위 수준이다. 한국보다 세전 총임금 수준이 높은 나라는 독일(5만1631달러 · 1위)과 영국(5만1272달러 · 2위) 등 유럽 일부 국가들이었다. 일본(10위) 미국(13위) 프랑스(3만6035달러 · 17위) 캐나다(3만5253달러 · 19위) 등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또 한국 기업의 1인당 노동 비용도 OECD 회원국 가운데 10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비용은 급여뿐 아니라 기업이 사원 복지 등 노무비로 지급한 돈도 포함된다.

구매력 환산 기준으로 지난해 한국의 1인당 총 노동 비용은 5만79달러로 일본(4만8862달러) 미국(4만4039달러)보다 많았다. 이는 한국의 노동 유연성이 선진국 중에서도 상당히 경직돼 있다는 의미다.

1인당 총 노동 비용은 독일이 6만1635달러로 가장 많았고 벨기에(5만9758달러) 영국(5만6764달러) 오스트리아(5만6610달러) 룩셈부르크(5만6173달러)가 5위권에 포진했다.

한편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 기여금이 총 노동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9.11%로 전년 대비 0.21%포인트 늘어나 증가폭으로는 OECD 국가 중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