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이용하면 대형 교통사고 위험"
봉하마을은 "글쎄…"


경찰이 30일 검찰에 출두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고속도로 대신 KTX를 이용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봉하마을 측은 경찰의 이런 제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29일 "오늘 정오께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 대신 KTX를 타고 이동해 달라고 요청해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0일 노 전 대통령의 이동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언론사 차량 50여대가 따라붙고 방송사 등 헬리콥터도 5대가 동원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에 대한 취재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 KTX로 이동 수단을 바꿔줄 것을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 대신 KTX를 타고 올 경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차량을 통해 밀양역으로 이동, KTX로 서울역까지 와서 다시 차량으로 갈아 타 서초동 대검청사로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경찰은 KTX 객차 한량을 통째로 빌려 노 전 대통령 측에게 할당해 외부 접근을 막을 계획이다.

경찰은 그동안 차량을 통한 이동 방식을 선택한 노 전 대통령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국도와 고속도로가 조합된 4개 노선을 준비해 경호 준비를 해 왔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상경하는 30일 언론사 취재 차량과 헬기가 뒤엉켜 노 전 대통령 차량을 고속으로 추격하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노 전 대통령 측은 KTX로 이동하는 방안에 대해 "갑자기 경호 방식을 바꾸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봉하마을에서 KTX 이동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고속도로보다는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KTX를 타고 오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