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2009년 4월 17일자 A38면

중국은 과연 세계를 대표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가. 브루스 길리 교수는 이 물음에 단연코 아니라고 못박는다. 그는 오히려 중국의 대안으로 IBSA를 꼽고 있다. IBSA는 인도와 남아공 브라질 등이 만든 세계 포럼이다.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농업보조금에 문제를 제기하며 21개국 연합을 결성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은 통상문제를 넘어 국제안보나 국제기구개혁 등 다양한 이슈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길리 교수는 중국이 IBSA의 움직임에 끼지 못하고 소외당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가 지적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민주주의다. 인권이나 시민사회,성 평등은 IBSA 국가들이 가진 도덕적 자본의 핵심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에서 IBSA의 잠재적 가입 1순위는 인도네시아며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은 세계에서의 입지는 물론 아시아 대표로서의 입지까지 상실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글의 원제목은 '베이징이 아니라 브라질리아를 보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