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가. 아이 돌보랴,배우자의 눈치 보랴,직장 업무에 파묻히느라 늘 기진맥진하는가. 몸은 푸성귀같이 활력이 떨어지고 마음은 갈수록 산만하고 자꾸 깜박깜박하는가. 게다가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가. 거울 앞에선 내 모습을 보면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노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스트레스 유해활성산소 체내염증물질에 찌든 흔적이 역력한가.

한국은 2000년 고령화 사회(65세 넘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에 접어든데 이어 2018년 고령사회(65세 넘는 노인 인구 14%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아가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20% 이상)가 돼 5명 중 한 명은 노인인 세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노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는 없다.

의학과 경제 발전으로 인간 수명은 늘어났으나 세상은 훨씬 복잡해져 몸과 마음을 의지할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안티에이징'(Anti aging)이다. 말 그대로 하면 '항노화'(抗老化) 또는 '노화 방지'다. 하지만 만물이 늙어가는 순리를 거역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역사적 경험과 과학적 연구를 통해 얻은 의학 등 최신 지식을 동원해 "막을 것은 미리 막고 늦출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늦춰 수명을 연장시켜 사는 동안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안티에이징의 취지다.

'100세 장수시대'를 앞두고 현 세대는 지금부터라도 인체의 신비를 이해하고 인생관을 재정립,튼실한 재테크 전략을 실천해 심신이 조화된 완전 건강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50대 이후의 인생 후반을 걱정과 질병 없이 활기차게 살 수 있다. 춘향전의 한 대목처럼 "오는 백발 뚜드리고 가는 홍안 걸어당겨 청사로 결박하며 단단히 졸라매되 가는 홍안은 저절로 가고 백발로 시시로 돌아와…"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안티에이징에 기본이 되는 것은 금연,절주,체중감량,적절한 운동과 휴식,충분한 수면,스트레스 조절,타인과의 유대관계,양질의 영양소를 고루 함유한 균형잡힌 식단 등 낱낱이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런 방법들은 항노화내과 또는 노인의학 측면에서 충분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떻게 동기를 유발해 흔들리지 않게 실천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를 지도하는 의사와 클리닉이 있고 실천을 돕고 효과를 높이는 약물과 상담이 필요한 것이다.

마음이 맑아지고 세포마다의 건강성이 어느 정도 회복됐다면 다음 단계에는 항산화비타민 항노화호르몬 등 더욱 전문적인 의약품과 레이저 필링 보톡스 필러로 대변되는 피부미용 시술,이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노화의 흔적을 지우는 안면거상술 지방흡입술 유방성형 등의 안티에이징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국경제TV 한경닷컴 등 한경 미디어그룹은 이런 안티에이징의 모든 것을 집약해 보여주기 위해 오는 7월2~5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2009 안티에이징엑스포(AAE)'(www.antiagingexpo.co.kr)를 개최한다.

기존 건강박람회는 성인병이나 건강관리 같은 포괄적인 의학 아이템을 주로 다뤘다. 또 실버박람회는 노인요양이나 관련 물품에,미용박람회는 피부미용에 치중해왔다. 이에 반해 한경이 기획한 AAE는 100세 장수시대의 걸림돌을 걷어내고 누구든 노력하면 10년 더 젊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데 특화한 행사다.

AAE 기간 동안 한경은 국내 정상급의 병 · 의원과 관련 업체를 초청해 피부(모발) 혈관 치아 뇌(신경) 뼈 눈 귀 심장 신장 소화기관 등 각 장기의 노화과정과 그에 대한 안티에이징 수단을 다채로운 전시물과 동영상을 통해 참관객의 뇌리에 심어줄 계획이다. 특히 노년의 왕성한 성생활이 노화방지에 기여하는 측면과 섹스 트러블에 대한 약물 · 수술 · 정신과적 치료법을 심층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성(性)의 역사와 예술을 담은 한차원 높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노화방지 전문가들은 노화를 치료 가능한 일종의 '질병'으로 본다. 노년기에 접어들었어도 더 이상 아프지 않고,약을 거의 먹지 않으며,병원에 거의 가지 않으며,하고 싶은 일을 다할 수 있다면 참된 안티에이징이다. 멀게만 느껴지는가. 당장 나쁜 습관을 걷어치우고 의학적 수단도 적절히 활용한다면 결코 요원한 일이 아니다. 한경이 마련한 AAE에 나가보면 이에 대한 확신을 얻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