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손발이 차가운 증상 때문에 `수족냉증'으로 오인되기도 하는 ` 레이노이드증후군'이 5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레이노이드증후군은 신경질환이나 갑상선기능저하, 혈관질환 등 다른 질병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70% 이상은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레이노병'으로 진단돼 심하면 피부조직이 궤사돼 손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까지 이르기도 한다.

이 질환은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대표적이며, 때로는 살을 에는 듯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혈관센터 박호철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레이노이드증후군 환자가 2004년 6천876명에서 2005년 9천156명, 2006년 1만497명, 2007년 1만2천479명, 2008년1만9천565명 등으로 5년 새 284%나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3만7천584명으로 남성(2만1천110명) 보다 28% 많았다.

이처럼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은 초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을 거치면서 나타나는 호르몬의 심한 변화가 자율신경계와 혈관의 수축과 확장에 영향을 주는 데다 설거지와 빨래 등 찬물에 많이 노출되고, 짧은 치마나 배꼽티 등 하체를 차갑게 하는 것도 큰 요인이 되는 것으로 의료진은 분석했다.

박호철 교수는 "증상이 비교적 가벼울 때는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통증을 줄이기 위한 교감신경 절단수술이 잘 듣는 편이지만 극히 일부에서는 치료 후에도 혈액공급이 잘 안 돼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손발이 차가워진 기간이 2년을 넘겼고, 손이 자주 저리면서 체온과 손.발의 온도차가 2도 이상인 경우, 그때마다 피부 색깔이 푸른색으로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됐다면 일단 레이노이드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박 교수는 권고했다.

박 교수는 "레이노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면서 "특히 흡연자일수록 레이노 증후군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금연도 필수"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