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과학회 `잇몸의 날' 제정.."잘못된 칫솔질 버리고 스케일링 필수"

오는 24일은 대한치주과학회(회장 박준봉)가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잇몸의 날'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잇몸질환의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문의들이 나선 것이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2008년 진료비통계지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치은염 및 치주병으로 치과를 찾은 국민이 670만 명을 돌파했다.

2007년에 비해 1년새 52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진료건수도 2007년보다 230만 건이 증가해 1천400만 건에 달해 국민 전체 질환 중 3위를 차지했다.

질환 1위인 급성기관지염과 2위인 급성편도염이 감기와 관련된 질환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이 `치주염'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학회는 24일 오전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잇몸의 날' 기념식 및 잇몸사랑 홍보대사 위촉식을 가질 예정이다.

초대 홍보대사는 탤런트 최불암 씨가 맡았다.

박준봉 대한치주과학회 회장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잇몸은 장수와 웰빙의 필요충분조건"이라며 "학회가 나서 국민 잇몸건강 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함으로써 치주병에 따른 전신질환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잇몸의 날을 앞두고 학회 소속 의료진의 도움말로 치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알아본다.

◇ `치주염' 방치하면 전신건강 위협 = 치주병은 치아를 감싼 치조골이 부실해지거나, 치조골, 치주인대, 치은(잇몸) 등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겨서 발생한다.

흔히 잇몸병, 풍치라고도 부르는 치주병은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치아를 잃을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치주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치아 표면에 생기는 치태(프라그)다.

치태가 제거되지 않고 치아 표면에 계속 남아있으면 점차 딱딱해져 치석이 된다.

치태와 치석 속에 있는 많은 세균이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잇몸병은 그 질환 자체로서의 문제뿐 아니라 전신건강을 위협하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미국치과의사협회와 미국치주학회에서는 오래전부터 치주질환이 전신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악화시키는 등 관련이 깊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잇몸 속의 혈관으로 침투하여 온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심혈관계 질환이나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췌장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치주병이 있는 환자는 당뇨병에 잘 걸리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치주병이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 치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바로잡기
① 치태와 치석을 제거해라 = 입 안에서는 언제나 세균이 생기는 만큼 식사 후나 취침 전 이를 닦지 않으면 치태의 형태로 치아나 잇몸 등에 달라붙게 되고, 이게 잇몸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취침 중에는 침 분비량이 줄어 구강 내 세균이 빠르게 증식하므로 취침 전에는 양치질은 꼭 해야 한다.

또한, 칫솔질을 제때 바르게 하지 않으면, 충치뿐 아니라 치주병이 생기기 쉬워진다.

②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아라 = 칫솔질에서 중요한 점은 이를 닦지 말고, 치아 사이와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아야 한다는 점이다.

칫솔질하기 쉬운 치아면과 달리 치아와 치아 사이 그리고 치아와 잇몸 사이는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에 의해 치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③ 이를 닦을 때는 안쪽부터 = 칫솔질을 할 때는 가장 먼저 아랫니 안쪽을 닦기 시작하고, 윗니 안쪽을 닦고 나서 바깥 면과 씹는 면을 닦아야 한다.

치약의 효과가 떨어진 다음 안쪽 면을 닦는 것은 치태 제거에 효과적이지 않다.

④ 구강위생용품을 적극 사용하라 =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 등을 칫솔질만으로 말끔히 없애기는 어렵다.

이러한 부위는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게 좋다.

치실은 칫솔질한 후 치아 사이에 위아래로 5~6회 정도 사용한다.

이미 치주병이 진행돼 치아 사이에 큰 공간이 있을 경우에는 적절한 크기의 치간칫솔을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또한, 칫솔질이 끝나고서 혀 클리너로 혀도 깨끗이 닦아 주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 잔존물을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⑤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생활화하라 = 치주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치주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하는 칫솔질 역시 치태를 제거해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은 방법이지만, 치태를 완전하게 제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깨끗하게 제거하려면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받는 게 중요하다.

치주병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3~6개월 간격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치주병이 없는 경우에도 예방차원에서 1년에 1~2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⑥ 잇몸이 좋지 않다면 금연ㆍ금주는 필수 = 술은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더욱 심하게 한다.

흡연 역시 잇몸염증의 발생과 정도를 증가시키는 위험요인이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는 치주염에 걸릴 확률이 평균 4배 정도 높다.

⑦ 잇몸약 복용은 치료치료와 병행해야 = 잇몸 전문약의 효과에 대해서는 치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 치주병 예방수칙인 양치질을 꾸준히 하고, 스케일링 등의 치아관리를 지속한 상태에서 잇몸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학회 조기영 기획이사는 "잇몸약 단독으로 치주염 예방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올바른 칫솔질과 함께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구강 위생 관리를 해준다면 잇몸약이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