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직.금속노조 홈피에 조합원 비판글 수십 건

금속노조 현대자동지부(지부장 윤해모)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회사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근로시간 변경과 관련된 노사합의의 이행을 요구하며 대의원 대회에서 파업을 결의하자 일반 조합원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를 배출한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이하 민투위), 전 노조집행부 조직인 민주노동자회(이하 민노회), 금속노조의 홈피 게시판에는 20일 파업 결의 소식을 전해 들은 조합원의 파업 반대 글이 수십 건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조집행부는 임금 및 단체협상이나 위원장 선거, 파업시기를 전후해 일시적으로 폐쇄하던 홈피게시판을 지난 18일부터 또다시 조합원 사원번호와 실명으로만 접속할 수 있도록 차단한 상태여서 대부분 조합원은 각 현장노동조직이나 금속노조 홈피를 이용해 익명으로 불만의 글을 올리고 있다.

20일 민투위 게시판에는 ID '궁금'은 "이번엔 정말 실수하는 거다"며 "그나마 물량이 있는 울산3공장도 파업으로 손해를 볼게 불보듯 뻔하고 다른 조합원들은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파업으로 이끌어 가는 집행부에 정말 이번 파업이 조합원을 위한 것이었냐고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ID '빨간곰'은 "현대차노조가 이번 해(올해) 최초로 파업을 결의했네요"라며 "지금 일도 없이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의 신음이 안 들리시나요.

전국에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워 하는 소리가 안 들리시나요.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파업결의라니.."라고 되물었다.

ID '조하븐'은 "`쟁의발생 결의안건'을 상정,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현장의 목소리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완전히 조합원을 우롱한 거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만장일치가 나오는지 할 말이 없다.

한마디로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회 게시판의 ID '울산조합원'은 "파업 진짜 할 건 아니지요.

이런 방법으로는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다 같이 참고 이겨내야 할 상황에 파업이라니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발상이 나오게 됐는지.(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무조건 반대표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게시판에서 ID '소리없이'는 "차를 팔수 없는 세계적 불경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결의, 파업 찬반투표 한다"라며 "왜 이렇게 눈치 없이 공공의 적이 되고자 하는 건지, 회사도 회사지만 같은 금속노조 안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어떡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 내 공장별 노조대표인 사업부 위원회도 공동명의로 "지금은 아니다"라며 노조집행부의 파업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냈었다.

이어 19일 파업결의를 한 대의원 대회장에서도 파업은 안 된다는 대의원들의 주장도 잇따르는 등 노조 내부의 파업 반대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