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소 설계잘못, 도로공사 신속한 대책 외면..이용자 골탕

부산과 울산을 30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부산-울산고속도로가 요금소 설계잘못으로 일부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한국도로공사가 신속한 대책마련을 외면해 이용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9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개통한 부산울산고속도로 해운대-기장요금소 구간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심한 지체와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도로공사 측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해운대와 기장에서 진출입하는 차량들을 기장요금소에서 동시에 정산하는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현재 기장요금소에는 18개 부스가 설치돼 있으나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해운대→울산방향 부스는 3개에 불과한 반면 통행량이 적은 기장→울산방향은 4개가 설치됐다.

반대편의 울산→해운대방향은 5개, 울산→기장방향은 6개가 설치됐지만 차량들이 여유있게 통과하고 있어 도로공사 측의 교통량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기장요금소를 통과한 차량 중 해운대부스는 하루 평균 1만3천여대가 통과했으나 기장부스의 통행량은 2천100대에 그쳤다.

이 때문에 해운대를 출발한 차량이 요금소까지 30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귀성객들이 몰리는 설연휴 이전에 해운대→울산방향과 울산→해운대방향 진출입로를 1개씩 늘리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도로공사 측은 기장요금소의 통행량에 대한 조사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요금소 진출입로를 조정하더라도 하이패스 감지시스템의 이전에는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대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당분간 불편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해맞이 인파 등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통행량이 증가해 정체현상이 발생했다"면서 "부스마다 설치된 가드레일을 철거하고 하이패스를 이동하는 문제 등에 대해 검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와 해운대 신시가지 우회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도 신시가지로 향하는 차량들이 밀리면서 이 일대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채모(48.해운대구 좌동) 씨는 "지난 주말 결혼식 때문에 고속도로를 이용해 울산을 다녀왔는데 우회도로에서 신시가지로 들어가는 데 20분 넘게 걸렸다"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해운대지역 주요 간선도로에 고속도로 진입로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아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해운대구청은 최근 2천만원을 들여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주요 간선로의 표지판 33곳에 대한 정비에 들어갔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