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위축에 "이달 추가휴업 고려"

금호타이어가 4000여 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던 성과급을 유보하기로 했다. 재고누적 및 판매 감소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는 2일 노동조합에 '성과급 등 금품 지급 연기에 대한 회사 입장'을 보내 "2008년 성과급 지급을 유보한다"며 "유동성이 확보되는 대로 최우선적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이 지급키로 했던 성과급은 1인당 정액 기준으로 250만원 씩이다. 이번 성과급 지급 연기로 회사측은 총 100억 여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지급 연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성과급은 부족한 생계비를 보상받는 임금으로,사측의 기습적인 연기 통보를 거부한다"며 "사측을 대상으로 고소·고발하는 한편 압류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광주공장 생산본부장실을 점거하는 한편 곡성 및 평택공장에서도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오세철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금경색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불요불급한 투자와 비용의 집행은 현금 유동성 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사장은 "지금까지는 제조원가 관리를 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공장을 운영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팔리지 않는 재고량을 최대한 줄여야 하며 고정비용을 유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작년 12월31일부터 오는 4일까지 예정으로 닷새간 휴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잔업·특근 폐지를 통한 감산에 나섰지만,수요 위축이 가속화하고 있어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완성차가 아닌 타이어업계에서 공장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타이어 주문량이 급감하고 있어 휴업조치를 단행한 것"이라며 "이달 중 구정연휴를 끼고 추가 휴업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