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에 기존 지상파 TV드라마 대사의 수위를 넘는 욕설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2회분에서 지석(강지환)은 미연(김하늘)에게 "너만 내 옆에 있어주면 이 ×같은 세상하고 싸워서 내가 다 이겨줄게. 우리 안된다고 손가락질하는 것들 내가 다 밟아줄게"라고 소리친다.

사촌 격인 두 사람이 사랑을 이룰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울부짖는 장면이다.

또한 이후 지석이 미연에게 이별을 고한 뒤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또 한번 욕설이 등장한다.

괴로워하는 지석에게 친구 덕구(김형범)가 "에유 ×발 불쌍한 새끼… 누가 뭐 알고 시작했어? 알았어도 어쩔 거야 이미 사랑하는데… ×발 왜 도망도 못 가게 만드냐고"라며 소리지른다.

두 장면 모두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가슴 아픈 사랑과 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욕설을 사용했다고는 하나 지상파 방송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홍현기(HHK72) 씨는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같은'이라는 대사가 들린 것 같다"라며 "학생들이 볼 것인데 지상파에서 그런 대사는 좀 자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MBC 드라마국 김남원 CP는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 사이에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제작진은 그 장면에서의 주인공 심정이면 그 정도 욕설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지상파방송으로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다시 그와 같은 욕설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 심의관계자는 "드라마에 욕설이 나갔다면 내부적으로 다시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