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들이 왕성한 저술활동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육법전서를 파는 데 청춘을 보내 딱딱한 전문 율서 외에는 쓰지 못할 것 같은 법조인들이 의외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내놓으며 독서광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부동산이나 파산 금융 등 실생활에 밀접한 법률문제를 알기쉽게 풀어주거나 베일에 싸인 법조인 세계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등 책쓰는 이유도 다양하다.

물론 '얼굴 알리기'에 책보다 더 좋은 홍보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거래,빚에서 해방되기 등 재테크서적 수두룩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근 '부동산,사기당하지 않고 거래하는 법'(청림출판)을 펴냈다.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흔히 부닥치는 어려운 점,고민되는 점을 족집게처럼 집어내 부동산 거래시 손해보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파산전문인 김관기 변호사는 '합법적으로 빚에서 해방되는 법'(청림출판)을 내놨다.

김 변호사는 "실패자에 대한 멸시나 지탄을 넘어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선희 변호사 등 6인의 전문가가 쓴 '남보다 먼저 시작하라'(새로운 제안)는 2030세대에 가장 절실한 문제인 결혼과 내집마련 자녀교육비 등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재테크 요령을 담았다.

서울고검 출신인 심동섭 법무법인 소명 변호사가 쓴 '세계화와 법의교류'(해든)는 세계화로 인해 법의 교류가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묵직한 주제가 눈길을 끈다.

베트남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한국법 수입 수요가 있는 체제 전환 국가들에 대해 주목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

이 밖에 건국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인 조상희 변호사는 올초 '조상희 변호사의 5분 법률상담'(청년정신)을 펴냈고,이상석 변호사는 지난해 '이상석 변호사의 이혼 클리닉'(청림출판)을 출간,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자녀문제 등과 관련된 법률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법조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담기도

판사 검사 변호사가 총출동,법조인의 애환을 담은 '판사·검사·변호사가 말하는 법조인'(부키)은 현직 법조인 15명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예비판사부터 민·형사 합의부 판사,형사부와 첨단범죄수사부 검사,각 분야 전문 변호사들이 법조인의 일과 생활,애환을 소개했다.

박지영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최근 자서전 '피아노 치는 변호사,넥스트'(땅에쓰신글씨)의 영문판을 선보였다.

예원학교 서울예술고 출신으로 19세 때 걸린 임파선암을 이겨내고 서울대 음대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박 변호사는 "책제목에 '넥스트'란 말을 붙인 이유는 사람들이 무엇이 될까를 주로 고민하는데 사실은 된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올 1월 출간된 민경한 변호사의 칼럼 모음집 '민 변호사의 조용한 외침'(도서출판 휴)은 민 변호사의 각종 기고문과 변론 경험 등으로 구성됐다.

"변호사로 재판에 참석하며 느낀 문제점 등 법조개혁에 관한 것 위주로 글을 썼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한국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세계인명사전인 'Who's Who'에 등재된 김연호 변호사의 자서전 '나는 영화속의 변호사이고 싶다'(열매출판사)도 출간된 지 꽤 됐지만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다는 후문이다.

김 변호사는 "최근 나의 자서전을 보고 영화사에서 연락이 와 계약을 맺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로 흡연피해자 공동소송을 낸 배금자 해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법보다 사람이 먼저다'(더북컴퍼니)를 통해 자신의 법조인생을 돌아보고 있다.

김동욱.이태훈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