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최초로 노동조합이 생길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과 포교원,교육원 등 중앙종무기관의 일반직(재가신자) 종무원 26명은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종무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서울 종로구청에 제출했다. 불교방송.불교신문 등 교계언론사를 제외하고는 최초다. 21일 현재 종무원 노조에는 위원장을 맡은 박용규 중앙종회 사무과장 등 30명이 가입한 상태.조계종 재가 종무원들의 모임인 원우회 회원 87명의 3분의 1을 넘는 숫자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종헌·종법의 원칙에 근거해 종무를 수행했는지 자괴감이 있다"면서 "개혁불사의 초심을 잊지 않고 책무를 다하기 위함"이라고 노조 결성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스님들로 구성된 종단 집행부의 정서가 노조에 부정적인 데다 원우회의 다수가 노조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설립에는 유보 또는 반대하는 의견이어서 순탄치는 않은 상황.조계종 총무원 홍보담당 윤승환 주임은 "전체 종무원의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직원들이 노조 설립을 신고한 것"이라며 "노조보다는 '종무협의회'를 통해 집행부와 상시 협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조계종 총무원이 간부 직원인 차장·과장급이 조합원에 포함된 점 등을 이유로 노조설립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노동부와 서울시청,종로구청 고문 변호사 등에 의견을 물어놓은 상태"라며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