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처럼 피부 트러블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흔히 물어보는 것이 "음식과 관련이 있나요?" "어떤 음식을 조심해야 하나요?" "피부병이 있을 때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으면 안되죠?" 등의 질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피부 질환과 음식은 큰 관련이 없다. 피부병이 있으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들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대부분의 피부병에서는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치료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소아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콩 달걀 우유가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하나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지나지 않는다. 또 급성 두드러기는 음식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지만,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이미 섭취한 음식은 분해·흡수되고 불필요한 찌꺼기는 몸 밖으로 배출되므로 무엇을 먹었느냐에 지나치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음식물에 의해 피부 증상이 나빠진다는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특정 음식을 먹을 때마다 같은 증상이 생기는지,그 음식을 끊고 한 달쯤 지내면 치료를 하지 않고도 증상이 없어지는지,그 후에 다시 그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다시 재발하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나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 먹기만 하면 두드러기,피부염 등과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사람이라면 먹지 말아야 한다. 또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등 내과적인 질병이 있을 때는 음식을 가려 먹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전신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피부병만 있다면,일상적인 음식을 가릴 필요는 없다. 피부병에 정작 피해야 할 것이 있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아니라 바로 '술'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체내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져 잔주름과 기미의 원인이 되고,피부가 딱딱해지는 각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또 평소엔 없던 뾰루지가 갑자기 생길 수 있다. 대개 이 뾰루지들은 여드름이다. 얼굴에 성인 여드름이 있는 경우 술을 마시면 더욱 여드름이 심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체내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여드름균이 증식하게 된다. 또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긴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피부에 염증을 악화시켜 여드름이 생겨난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www.kdp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