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일 < 모델로피부과 원장 > 모발이식 수술은 의사들 사이에 '모내기'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두피(모판)에서 모발을 분리한 후 탈모 부위(논)에 옮겨 심는 과정이 모내기할 때 못줄을 따라 적절한 간격과 뿌리가 잘 박히도록 적절한 깊이로 심는 방법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또한,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는 것도 비슷하다. 지금은 이앙기로 모를 심기 때문에 천수답을 제외하고는 거의 사람 손으로 모내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발이식은 머리카락 한가닥 한가닥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심어야 하기 때문에 평균 4∼5시간이 소요되는,지루하면서도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모발이식을 늘 시술하는 의사는 단련이 돼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맨정신으로 누워 있는 환자는 한두시간이 지나면 가만히 누워 있기 힘들다. 그래서 의사는 환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수술 중에 환자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얼마 전 대머리 모발이식을 받던 60대 남성과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이도 들 만큼 들었는데 모발이식 수술을 받게 된 것이 부인의 강요 때문은 아닌지 궁금해서 농담반으로 물었다. 그랬더니 그가 의외로 진지하게 대답했다. "△△기업 임원인데 오너보다 젊게 보이려고요. 2세 경영인인 젊은 오너가 나이 들어 보이는 저를 부담스러워할까 봐…." 우리나라도 노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젊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요즘 같은 비디오 시대에는 젊게 보이는 것이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수술하지 않고 젊게 보이는 보톡스나 처진 얼굴을 실로 당기는 실리프팅 등이 중년 남성들 사이에 인기였다. 요즘은 모발이식,지방이식,눈주변 주름제거술 등 수술에 대한 상담이 쉬워졌다. "대통령도 하셨는데…" 한마디만 하면 대개 다 웃으면서 동의하기 때문이다. 노화방지 수술에 대해 개혁적인 모습을 몸소 실천해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www.model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