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서울 마포의 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이 쏜 공포탄에 놀라 검거된 범인이 대도(大盜) 조세형(67)으로 밝혀지면서 조씨의 그간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씨는 과거에 부유층과 고위 권력층 저택만을 상대로 하룻밤 새 수억원대 금품을 털어 일부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해 `현대판 홍길동'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까지 부유층과 고위층을 상대로 대담한 절도행각을 벌이다 1982년 경찰에 체포돼 감옥에서 15년을 보낸 뒤 1998년 11월 출소해독실한 종교생활을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1999년 한 경비업체에 취직한 조씨는 범죄예방 전문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이듬해 5월에는 주변 사람들의 축하 속에 16살 연하의 아내를 맞아 화촉 을밝히기도 했다. 그해에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서울 종로에 `선교회'를 열어 교인으로서 착실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한편 대학에서 범죄관련 특강도 하며 `범죄예방 전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조씨의 `변신'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 11월 신앙간증 차 일본을 방문한 조씨는 대낮에 도쿄(東京)의 한 주택가 빈집에 들어가 금품을 털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검거돼 3여년간 이어져온 `깨끗한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씨는 2001년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절도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감형돼 지난해 3월 극비리에 귀국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두문불출했지만 이날 범행으로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교원 목사인 조씨의 측근은 "최근까지도 선교원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부인이 돈을 벌고 있어 경제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조씨가 다시 도둑질을 해 검거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j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