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동해 북한 해역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파이오니아나야호에서 구조된 선원 2명이 26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발 XF743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이날 입국한 선원은 이상민(24.2등 항해사)씨와 박기웅(19.갑판원)씨로, 이들은20일 오전 조난을 당한 뒤 2시간여 만에 인근을 지나던 러시아 상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돼 러시아 나홋카 등지에서 머물러 왔다. 이씨는 "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이 터져서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구명조끼에 의지해 표류하고 있다가 러시아 선원한테 구조가 됐는데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떨리고 무섭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씨는 "사고가 났을 때는 북한 해역인 줄 몰랐다"며 "고국에 있는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살았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선원 송출 담당업체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탔던 배는 한국인 9명을 포함, 18명을 태운 채 19일 오전 11시10분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철재 4천여t을 싣고 중국 칭다오(靑島)항으로 가던 중북한 수역인 강원도 저진 동북방 160마일 해상에서 기상악화로 침몰했다. 25일까지 승선원 18명 중 4명(한국인 2명, 베트남인 2명)이 구조됐고, 베트남인선원 1명이 사체로 발견됐으며 나머지 13명은 실종된 상태다. 사고 직후 정부는 북한의 동의를 얻어 사고 해역에 해경 소속 5천t급 경비함 삼봉호를 급파,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측의 구조 선박이 북한 수역에서 수색작업을 벌였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