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15명 사망.18명 부상의 대형참사를 빚은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관광버스 추락사고 현장은 사상자들의 옷가지와 신발, 가방, 음식물 등이 널려 있어 사고 순간의 끔찍함을 보여줬다. 곤두박질치던 버스가 도로옆 펜스를 넘어 나무를 들이받은 충격이 컸던 탓에 많은 탑승객들이 버스 앞유리창을 깨고 튕겨져 나갔고 이중 10여명은 옆으로 넘어진 버스에 깔리는 바람에 희생이 컸다. 부상자들에 따르면 이날 버스는 서울에서 배드민턴 회원 30여명을 태우고 낮 12시10분께 평창 속사리 민박집에 도착, 준비해 온 점심을 먹은 뒤 2시간 가량 머물다 홍천 방면 8번 군도로 접어들었다. 안전한 고속도로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홍천 방면의 단풍이 아름다운 만큼 단풍구경을 하면서 서울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 그러나 버스가 2차선 도로인 8번 군도 정상에서 S자 급경사 커브길을 내려가는 순간 버스가 30여초동안 흔들렸고 운전경험이 있는 승객들은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느낌에 좌석을 꽉 잡을 정도로 갑자기 버스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이에 운전사 서씨는 20여m 가량 스키드 마크가 날 정도로 급정거를 시도했으나 2-3차례 덜컹거렸을 뿐 탄력이 붙은 속도를 이기지 못한 채 아래로 계속 밀려 내려갔다. 결국 버스는 도로 왼쪽에 설치된 펜스를 뚫고 나가 3m 정도 밖에 있던 둘레 1m, 높이 10여m의 자작나무 2그루를 들이받은 다음 숲속으로 10m 이상을 더 내려가 옆으로 전도된 채 멈춰섰다. 사고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인지 자작나무 한그루는 뿌리째 뽑혔다. 버스가 곤두박질치면서 뒷좌석에 있던 승객들이 앞쪽으로 쏠리고 상당수가 버스유리창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등 사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을 이뤘다. 탑승객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않아 대형참사를 빚었다. 사고 현장에는 사상자들의 옷가지와 신발, 가방 등 소지품 외에 나물 등 갖가지 음식물들이 널려 있어 사고 순간을 짐작케 했다. 승객 이도웅(62.서울 광진구 노유2동)씨는 "점심을 먹으면서 홍천 방면으로 가는 국도는 험준하니까 고속도로로 가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쪽 고갯길 단풍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잠깐 정신을 잃었다가 깨진 창을 통해 기어나와 119에 신고하고 지나가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평창=연합뉴스) 유형재.김영인.이해용 기자 yoo21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