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 한국이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투자하고 신기술을 이전하겠습니다"(재미교포 운영 냉난방 생산업체 사장) "한국 공무원들이 해외 첨단기술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행정지원을 하는 모습을 보고 투자처를 중국 또는 대만에서 한국으로 옮기게 됐습니다."(미국 첨단 배터리 생산업체 사장)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를 비롯한 첨단기업 해외유치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미국 샌프란스코, 세인트 폴과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미국내 4개 자동차및 IT산업 부품회사와 투자협력서(MOU)를 체결하고, 재미 동포가 운영하는 냉매와 배터리 첨단기술을 경기도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체결한 투자액은 9천600만달러 규모로 대부분 올해말 평택 현곡 외국인전용단지에 공장을 설립하게 돼 기술이전은 물론 800명여의 고용증대도 예상된다. 이로써 종전에 유치한 니폰케이블시스템 등 일본.유럽.미국 등 모두 10여개 세계최첨단 자동차 부품공장이 한국의 대우.현대.삼성자동차 완제품생산 공장및 연구단지와 인접한 평택 일대에 들어서 평택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관련 클러스트가 윤곽을 드러내게됐다. 또 그동안 한국 공무원의 권위주의 등으로 투자처를 중국.인도 등으로 돌리던재미기업들도 한국으로 투자처를 정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뒤엔 경기도청 투자진흥담당 공무원들의 노력과 땀이 배어있다.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부품공장 유치를 위해 경기도청 투자진흥과 미주담당 공무원 5명이 다닌 거리만해도 30여만 마일을 넘고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첨단 자동차부품생산업체들을 직접 방문, 경기도가대우.현대.삼성자동차 공장 또는 연구단지와 인접하고, 인천공항.평택항 등 지리적조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또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원스톱 행정으로 각종 인.허가를 최단기간에 끝내 곧바로 착공토록 했으며, 입주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을 경우 발벗고 나서 도와주는 행정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2월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파주 LG필립스LCD의 경우 6개월만에 산업단지 조성절차를 마쳤고, 3월 착공식에 이어 내년 6월 완공된다. 이 과정에서 묘지 360기를 이장하게돼 공무원이 직접 묘지 주인을 찾아다녔으며,심한 경우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설득하느라 3-5일씩 집에 머물기도 했다. 또 공장부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돼 공사기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겨울철 공사를하느라 추운날씨에 대형 비닐하우스와 환풍기를 설치하고 공사를 강행, 12억여원의추가예산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들이 입주업체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난 2002년부터 2년간 경기도내 평택.오산 등 외국인 전용단지에 입주하거나 입주예정인 해외첨단 부품생산업체만도 40개업체로, 투자규모는 117억달러에 고용예상 인원만도 3만여명에 달한다. 경기도청 투자진흥과 직원의 해외출장은 도지사의 결재.보고사항이 아니다. 이들은 한국 첨단기술 업체 관계자, 해외 KOTRA 직원들과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며 상담이 필요하면 담당 국장의 결재로 예산을 배정받아 곧바로 해당지역으로 떠난다. 2년여간의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보아 최근 자동차산업 클러스트는 물론 파주-평택-충남으로 연결되는 TFT-LCD 벨트와 수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단지(R&D)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자동차 부품 생산 세계 1위인 델파이 회사측은 "한국 공무원들이 해외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실제로 각종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 투자규모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국무부의 프로젝트로 차세대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A.S.E사(社) 사장로버트 준우(66) 박사도 손 지사의 경제마인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공무원들을 보고투자처로 검토하던 중국.대만.인도 등을 무시, 한국으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공무원은 기업체도 아닌 공무원이 직접 외국첨단업체를 방문,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 '완제품 생산업체로 부터 세금을 받고 있으며, 이들 완제품 생산업체를 위해 해외 첨단부품업체를 찾아다니며 유치하는 업무는 공무원으로서 당연한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jong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