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은 15일 "작년 중앙당 후원회(2002년 10월29일) 직후 김창근 당시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3-4분 가량 만나 당의 공식 후원금 창구를 얘기해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히고 "김씨는 `SK에 후원금요청하는 분들이 많은데 누구에게 줘야 하나'고 물었고, 그래서 나는 `나오연(羅午淵)의원이 후원회장이며 최돈웅(崔燉雄) 의원은 선대본부 재정위원장'이라고 말해줬을 뿐 결코 최 의원에게 돈을 줘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김씨가 잠시 만나자고 전화를 걸어와 `당사로 오라'고 했더니 `곤란하다'고 하길래 그래서 다른 일로 63빌딩을 갔다가 그곳에서 잠시 만난 것"이라며 "김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고 그렇게 짧은 시간 만났을 뿐인데 김씨와 무슨 비자금문제를 의논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당시 SK쪽에 후원금을 요청하는 당내 인사들이 여러명이어서 손길승(孫吉丞) 회장이 `사무총장에게 물어서 당의 공식창구를 알아보라'고 김씨에게 지시해 그가 나를 찾아온 것으로 안다"며 "김씨의 검찰진술서에도 김씨와 내가 3-4분 가량 만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K비자금 100억원이 중앙당에 유입된 사실은 돈이 들어온 지 2-3일후 이재현 전 재정국장이 `SK돈인데 영수증이 필요없다고 한다'고 보고해 알게 됐다"며 "사무총장이라고 해서 모든 대선자금을 만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특히 돈이 유입된 당시는 노무현(盧武鉉)-정몽준(鄭夢準) 후보간단일화가 이뤄진 직후여서 우리 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10% 이상 뒤진 상황이었고 곳곳에서 돈 달라고 아우성이었다"며 "그래서 찜찜했지만 `일단 이돈이라도 쓰고당선된 후 어떤 형태로든 갚자'는 생각으로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병훈기자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