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12일 "권노갑씨가 현대측으로부터 받은 비자금 규모는 100억원 이상으로 2000년 4월 중순보다 조금 앞선 시점에서 돈을 받았다"며 "권씨가 묵비권을 행사하지는 않고 있지만 비자금 수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 기획관은 검찰이 권씨를 긴급체포한 배경에 대해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통상적인 소환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검찰은 증거관계에 따라 정도를 걷는 수사를 할 것이며 어떤 의도를 갖고 암수를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권씨 진술태도는 어떤가. ▲ 점잖은 분위기에서 점잖게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권씨가 묵비권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권씨가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변호인 접견도 허용하고 있다. -- 권씨가 현대 계열사 대출 등에 관여했나. ▲ 금품 수수 명목에 대해서는 수사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기다려달라. 명목에 대해서도 열심히 수사중이다. -- 이기호 전 청와대 수석은 왜 소환했나. ▲ 권씨 혐의와 관련, 소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사내용은 밝힐 수 없다. -- 권씨에게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되나. ▲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대가성있는 금품을 받으면 알선수재가 성립한다. -- 이익치씨가 150억원 말고 `+α' 전달에도 개입했나. ▲ 이익치씨는 주요 참고인이다. 권씨가 받은 돈은 10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 이것도 양도성예금증서(CD)로 한번에 전달됐나. ▲ 금품 형태 및 전달 횟수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할 수 없다. -- 권씨가 수수한 비자금 `+α'가 더 늘어날 수도 있나. ▲ 잘 모르겠다. -- 김영완씨가 검찰에 제출한 자료에 뭐가 담겨있나. ▲ 자료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말할 수 없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 `+α'의 전달이나 돈세탁에도 김씨가 개입했나. ▲ 확인해주기 어렵다. -- 박지원씨 소환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나. ▲ 아직 한번도 소환하지 않았다. 적절한 시점에 소환할 것이다. -- 권씨를 상대로 청구할 구속 영장에 비자금 사용처도 적시되나. ▲ 구체적인 수수 액수 및 용처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 권씨를 통상적인 소환절차에 따르지 않고 긴급체포한 이유가 뭔가. ▲ 사안이 중대해서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씨긴급체포 배경은 7월초 우리가 계좌추적에 착수, 자금 흐름에 대한 기초조사를 하는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단서가 포착돼 7월22일께 권씨를 출금했다. 그리고 이익치씨 등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지난달 26일 정몽헌 회장을 불러 권씨에게 돈을 줬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언론에서는 지난 1일과 2일에도 정 회장을 상대로 `+α' 부분을 조사했다고 보도했는데 박지원씨가 수수한 150억원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정 회장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바로 권씨를 불렀을 것이다. 우리는 증거관계에 따라 정도를 걷는 수사를 할 것이다. 어떤 의도를 갖고 암수(暗數)를 쓰고 그러지는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