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교하농협 운정지점 권총강도사건이발생 나흘째를 넘기고 있으나 아직 범인의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어 수사 장기화가 우려된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도주로 파악, 범행차량 확보 등을 통한 사건 조기해결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잡지 못해 총기 및 탄두 출처조사와 CC(폐쇄회로)TV분석, 이동전화 통화내역 조사 등을 벌이며 장기수사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차량 미발견 범인들이 흰색 장갑을 끼고 있어 지문채취를 하지 못했고 농협 객장 바닥이 대리석이라 족적 또한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범행에 쓰인 EF쏘나타승용차가 강탈된 것으로 색상이 초록이고 범인들이 가짜번호판도 달지 않아 도주로 파악 및 차량 발견이 쉬울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대적인 탐문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범인이 99년산 휠라 운동복 상의를 입어 수배전단에 사진을 넣었으나 한 여름에긴팔 운동복을 입었던 터라 이 옷을 입고 장시간 움직였을 지는 의문이고, 500장 한정생산된 운동복이 수년전 제품이라 판매대리점 파악도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총기 및 탄두 출처조사 한계 38구경 6인치(총신길이)리볼버(탄알집 회전식)권총이 사용됐지만 출처조사에 한계가 있다. 국내의 경우 경찰과 군 수사기관, 사설사격장 등에서 38구경을 쓰지만 분실.유출 여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고 러시아선원 등을 통해 항만을 거쳐 밀수입 됐을경우 출처조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달 22일 발생한 대구 중소기업 사장집 권총강도가 38구경을 사용했지만 총신길이가 다른 것으로 파악됐고 범인이 농협강도(서울 말씨)와 다른 경상도 사투리를 써 연관 짓는 데 무리가 있다. 실탄의 제품명이 'AP02 38SPL'로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무기회사(AP:Arms Corporation of The Philippines)가 제조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유통 경로를 역추적한다는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CCTV 분석, 이동전화 통화내역 수사 범행차량 강탈시점(7월 25일)부터 범행시간(지난 6일 오후 4시25분)까지 13일간의 CCTV 녹화분을 정밀분석하고 있지만 범인과 같은 체격(신장 170∼175㎝)과 연령대(20대∼30대 초반)의 유력한 용의자를 추려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사건당일의 현장 주변 이동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다. 통화내역으로 사건해결 단서를 잡은 하남 여대생피살사건의 경우 용의자를 압축하는 데 1개월 이상 소요됐다. 경찰은 범인들이 지리감각이 있고 차량을 고양에서 강탈한 점 등으로 미뤄 연고지를 고양.파주 지역으로 축소하고 카드연체자와 신용불량자, 강도 또는 폭력 전과자 등 1천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행적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제보 절실 경찰은 10일 범인들이 범행 직후 운정지점 앞 경의선 연접 도로로 1㎞ 가량을달아나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일산∼봉일천 307번 도로로 도주한 사실을밝혀 냈다. 이에 따라 범행 현장과 도주로(3㎞ 가량) 주변을 중심으로 집중 탐문, 범인들의모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되는 목격자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특히 차량 조수석에 구체적인 내용 식별이 어려운 노란색 불법 주.정차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 모두 목격자 탐문과 제보에 의한 것이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미궁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조기해결을위해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파주=연합뉴스) 김정섭.최찬흥 기자 kimsup@yna.co.kr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