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및 학계 인사와 시민들은 9일 한총련 학생들의 미군 기지 진입 등 일련의 불법시위에 대해 합법화를 주장하는 한총련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총련이 과거와 달라진게 없다는 인식 만을 국민에게 심어줬다며 미묘한 한.미관계 등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적인 상황을 두루 고려할 수 있는 성숙한 자세를 주문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하승창 사무처장은 "정부가 합법화 방침 등을 밝히면서 한총련의 노선과 운동방식 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한총련이 '과거와 달라진 게 없고 예전의 방식대로 운동을 하고 있다'라는 시각을 다시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은 "개인적으로 한총련이 변화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또 미군 부대 내에 진입해 시위하는 방식을 되풀이해 안타깝다"며 "한총련의 이념적 성향이나 투쟁 방식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음을 다시 보여 준셈"이라고 말했다. 조중근 사무처장은 "한총련은 한국내 반미정서와 그에 따른 부담까지 함께 고려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정부에서는 한총련이 각 대학 총학생회를 대표하는 기구인만큼 합법화를 고려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몇가지 돌출적인 상황이 한총련의 합법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생 김모(23)씨는 "한총련이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 같다"며 "한총련이 과격한 행동을 자제하고 넓게 보고 움직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총련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지적할 수도 있지만 미군 기지에 진입해장갑차에 올라가는 행동은 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상식적인 선에서 주장을펼쳤으면 좋겠다"고 나름대로 충고했다. 회사원 박은경(27)씨도 "정부의 한총련 합법화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이에 호응하는 듯한 한총련에도 기대가 컸었다"며 "그러나 한총련은 5.18 광주묘역에서의 시위에 이어 또 다시 투쟁 일변도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총련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으려면 자신들만의 투쟁에서 벗어나 일반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주장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