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한 편 볼 때 1.15번의 음주 장면을 접해 음주 장면의 남용이 도를 넘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음주문화 개선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지난 6월 2∼29일 지상파 방송 3사의 4개 채널이 방송한 주요 드라마 및 시트콤 12편을 모니터한 결과 총12편의 드라마 143회분 중 모두 165건의 음주 장면이 방영돼 회당 1.15건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별로는 MBC가 43회 중 65건으로 가장 자주 음주 장면을 방영했고 SBS가 44회 중 64건이었다. KBS는 36회 중 20건으로 가장 적었다. 방송요일별로 분석한 결과 일일드라마는 59회 중 30건, 월화드라마는 24회 중 39건, 수목드라마는 16회 중 34건의 음주 장면이 나와 수목드라마에서 가장 많은 음주장면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술을 직접 마시지는 않고 드라마 장면에 술병이 있다거나 술이 취한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훨씬 많은 장면이 음주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장소로는 호프집ㆍ카페 등 일반상업 공간이 78건(47.3%)을 차지했고 가정(집)이 17%, 카바레ㆍ룸살롱 등 유흥업소 9.1%였다. 음주 인원은 2명이 술을 마시는 경우가 68건(41.2%)으로 가장 많았지만 혼자 마시는 경우도 44건(26.7%)이나 됐다. 함께 마시는 사람은 친구가 23.6%, 회사 동료가20.6%로 나타났다. 음주의 이유는 `기분 나쁘거나 슬픈 일이 있어서'가 71건(43.0%)으로 `친목도모'(24.9%)나 `좋은 일을 축하하려고'(12.1%)보다 월등히 높아 시청자에게 슬프거나 기분나쁜 일이 있으면 음주로 이를 해결하라는 암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보고서는 레스토랑 등에서 식사 중에 와인이나 소주를 곁들이는 장면도 자주 등장해 이를 생수 등 다른 음료수로 대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술은 양주가 51건(30.9%)으로 가장 많았고 맥주(26.7%), 소주(23.0%), 막걸리ㆍ포도주 등 기타(19.4%)가 뒤를 이었다. 주부클럽연합회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양주 소비가 증가하는 현재 드라마가 양주 소비를 당연시하고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음주를 조장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6월 15일 방영된 MBC `죽도록 사랑해'는 경찰서에 면회를 가면서 우유팩에 술을 담아 수감자에게 마시게했고, SBS `선녀와 사기꾼'은 6월 5일 방송분에서 병원에 술을 몰래 갖고 들어와 숨기는 장면을 방송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