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 사건 1주년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추모 집회가 개최된다. 경찰은 추모 행사 참가자들의 미 대사관 방향 행진을 차단한다는 원칙이지만 행사 주최측은 미대사관까지의 평화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충돌이 우려된다. ◆전국서 추모 물결 = 고 신효순.김미선양 사망 1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추모집회가 열린다.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홍근수 등)는 오전 11시 미 대사관옆 한국통신 앞에서 전국 순회 촛불행진단의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낮 12시 교보문고 앞에서 촛불모양의 기념비 제막식을 갖는 등 추모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본격적인 추모 행사는 오후 5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추모콘서트-추모대회-촛불평화행진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연예인 영상메시지, '광화문 할아버지' 이관복씨 휠체어 연설, 효순.미선양 부모 대국민 메시지 등을 통해 각계 각층의 추모행사 동참이 이뤄진다. 또 노점상 단체가 이날 오후 2시 종묘공원에서 집회를 연 뒤 을지로 1가까지 행진할 예정이어서 여중생 사건 추모행사 합류가 예상된다. 한편 효순.미선양 모교인 경기도 양주군 광석리 조양중학교는 이날 오전 교사와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주기 추모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나 취재진들이 몰려들자추모행사를 보류한채 정상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한 미2사단도 이날 오후 1시 가능동 사령부에서 존 우드 사단장과 지역 인사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사 낭독, 찬송, 지휘관 조사, 고인 및 유가족을 위한 기도순으로 1시간 동안 추모예배를 열 계획이다. 서울 이외에 부산, 충북 등 전국 64개 지역과 외국에서도 지역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 주도로 여중생 1주기를 기리는 각종 추모행사가 이어진다. ◆경찰 '초비상', 마찰 우려 = 경찰청은 순수 추모 문화행사는 보호하되 미 대사관 집단 행진을 차단하는 등 불법 시위는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대학생 14명이 12일 용산 미8군 영내 진입 시위를 벌인 데 이어 13일에도 미 대사관과 미군 기지 등에서 기습 시위가 열릴 것으로 보고 미8군과 미 대사관저 등의 경비 인원을 2배로 늘리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특히 미국 시설 주변에 기자가 출현하면 기습징후로 간주하는 한편 경계조를 전진 배치하고 시설 등이 피습당할 경우 전 경찰력을 동원해 퇴로를 철저히차단할 것을 지시했다. 한총련은 이날 각 대학별로 집회를 열고 오후 5시 종묘공원에 모여 시청까지 행진, 여중생 범대위 추모 행사에 합류할 계획이다. 한총련은 또 12일 미8군 진입 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며 이날 오후 1시 미8군 사령부 5게이트 앞에서 항의집회를 갖는다. 경찰은 이날 서울 추모행사를 시청 앞으로 제한하고 성조기 화형식 등을 철저히막을 예정이지만 최루탄 사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중생 범대위는 미대사관 행진을 예정하고 있어 경찰과 충돌이 우려된다. 여중생 범대위측은 "촛불행진을 지금까지처럼 평화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당국이 물리력을 동원해 미 대사관 앞까지 평화적인 행진을 보장하지 않고 행사 참여자들의 폭력을 유도하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시청 앞 행사 1만5천여명 등 전국 65곳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 2만7천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여중생 범대위는 국내외 89개 지역 행사에 15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통 체증 = 경찰은 교통 통제와 관련, "남대문-태평로-세종로를 잇는 도로는정상 소통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 지하철은 이날 군중이 집결하는 시간에 따라 광화문.경복궁.시청 지하철역을무정차 통과한다. 이런 대책에도 불구, 교통 체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청 주변에 극심한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만큼 대중교통과 우회로를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우용.이충원.정윤섭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