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이 방화 참사 이후 이틀만에 또다시 운행 도중 멈춰서 버리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잠시 공포에 떨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지난 20일 오후 6시43분께 안심발 동대구행 지하철 전동차가 대구시 동구 신암동 큰고개오거리역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멈춰선 뒤 기관사의 안내방송도 없이 1분여간 정차했다. 이로 인해 전동차안에 있던 수백명의 승객들은 이틀전의 참사 악몽을 떠올리며 수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고 이후 열차가 정상 운행돼 역에 도착하자 일부 승객들은 겁에 질린 채 목적지가 아닌데도 내리는 등 소동을 빚었다. 안심역에서 지하철을 탄 박모(50)씨는 "큰고개오거리 역에 진입하기 직전 전동차가 갑자기 정차하고 안내방송도 없어 모든 승객들이 겁에 질렸다"며 "2분가량 지나 전동차가 역에 도착한후 갑자기 멈춰섰던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신호체계 이상으로 2분간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대형 참사가 일어난지 하루만에 별다른 안전대책도 없이 무리하게 운행하더니 결국 사고가 났다"며 "지하철공사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다"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큰고개오거리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참사 이후 전동차가 역에 진입할때 선로변환을 해야하기 때문에 진입전에 잠시 멈춘뒤 들어온 것으로 이후 즉시 조치해 정상화 됐다"고 밝혔다. 한편 참사 피해자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은 지하철공사가 사고원인에 대한 근본대책도 없이 사고 하루만에 재개한 지하철운행을 즉각 중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참사 발생 하루만인 지난 19일부터 시민들의 편의를 내세워 전동차량내 가연성 내장재를 교체하지 않은 채 사고구간 6개역 4.8㎞ 구간을 제외한 하행선 대곡-교대 9.1㎞와 상행선 안심-동대구 11㎞의 지하철 운행을 재개했다. (대구=연합뉴스)